아무리 생각해도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장혁을 캐스팅 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된 듯 하다.
장혁은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운명처럼 널 사랑해'(극본 주찬옥, 조진국 연출 이동윤, 김희원)에서 이건 역할로 완벽하게 분하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날 이건은 미영(장나라 분)의 곁을 맴돌며 귀엽고 웃기고 가끔은 로맨틱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처럼 다채로운 모습을 보이는 이건 캐릭터를 장혁 특유의 매력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어 눈길을 끄는 것.

우선 사랑하는 여자를 잃어버린 지금과도 같은 상황에 유쾌한 웃음을 안기는 이건의 코믹한 모습을 장혁은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역시 마찬가지.
건은 탁 실장(최대철 분)과의 아웅다웅 다툼 속에서 코믹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으며 미영의 어머니(송옥숙 분)를 찾아갔을 때에도 특유의 능글맞음으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압권은 미영을 우연히 수목원에서 마주쳤을 때. 미영 몰래 그의 뒤를 따라다닌 건은 미영이 자신의 존재를 눈치챌까 갑자기 새 소리를 내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미영의 말에 따라 뻐꾸기, 매미, 소쩍새, 딱따구리 등 다양한 새로 변신해 새 울음 소리를 내는 건의 모습은 폭소 그 자체였다.
로맨틱 코미디의 필수인 로맨스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단숨에 미영에게 달려가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주는 매너를 보였다. 그리고 비를 피해 온 곳에서 그는 촛불을 켜 놓고 마치 미영을 향하는 것 같은 따뜻한 위로를 전해 미영 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빗소리는 누가 토닥토닥 위로해준 것 같다.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토닥토닥"이라고 나즈막하게 읊조리는 그의 말은 장혁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 섞이며 따뜻하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돌아서는 미영을 붙잡고 속삭이며 키스하는 그의 모습은 설렘의 절정. 앞서 능글맞음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장혁은 '로맨틱 이건'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분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혁은 '운명처럼 널 사랑해' 매회가 진행될수록 세상 어디에도 없는 완벽한 '이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초반 망가짐도 불사하며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는 의외의 반전 매력과 함께 로맨스도 훌륭하게 소화하며 연일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는 상황.
이런 장혁의 매력에 힘입어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시청률 꼴찌에서 1위 자리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소 뻔할 수도 있는 '캔디 이야기'였지만 장혁의 다채로운 모습이 이런 진부함마저 잊게 만드는 것. 시청률을 떠나서라도 장혁은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신의 한 수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앞으로 그가 보여줄 모습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착한 게 유일한 개성인 '부실녀'와 후세를 잇지 못해 후계자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초현실 완벽남'이 원치 않은 결혼으로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사를 겪으며 운명 같은 사랑을 깨닫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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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널사'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