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일갈 "심판들이 분발해야 한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8.21 13: 00

20세기 말, 프로야구 심판들은 김응룡(73)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오면 긴장해야했다. 할 말은 하는 성격인 김 감독은 판정에 불만이 있으면 화통하게 항의를 했다. 그 과정에서 퇴장을 당하는 일도 잦았다.
김 감독이 작년 한화 지휘봉을 잡으면서 현장에 복귀한 이후에는 예전같이 뜨겁게 항의하지 않았다. 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자제하는 편에 가까웠다. 그래도 김 감독은 지난 5월 강력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기까지 했다.
1941년생, 올해 만으로 일흔 셋인 김 감독은 훨씬 젊은 감독들보다 더욱 예리하게 심판 판정을 구분해낸다. 올 후반기부터 합의판정 제도가 실시되고 있는데, 김 감독은 4번 신청해 3번 판정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성공률만 따진다면 75%로 최고. 지난 6일 삼성전에서는 합의판정으로 경기 자체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김 감독은 합의판정이 아직 논의 단계일 때부터 적극적으로 찬성입장을 밝혀 왔다. "홈런판독도 메이저리그를 따라했는데 왜 비디오판독은 따라하지 않는가. 많이 할 필요도 없다. 경기당 1~2번만 애매한 상황이 생기는데, 딱 두 번 정도만 기회를 줘도 충분하다"는 것이 김 감독의 주장이었다.
합의판정 실시 한 달, 김 감독은 "심판의 잘못된 판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장치"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합의판정 신청 성공률을 높게 유지하는 비결로는 "나는 선수들이 신호를 주면 나갈 뿐이다. 선수들이 가장 잘 안다"며 대수롭지 않게 받았다.
비록 합의판정이 실시되면서 감독과 심판의 실랑이는 줄었지만 김 감독은 작정한 듯 강한 어조로 "심판들이 더 잘봐야 한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와 비교를 해 달라고 부탁하자 "예전보다 심판들이 잘 못 본다. (몸짓으로 팔을 펼치며) 이만한 몸이 지나가는 것도 놓치면서 어떻게 작은 공을 볼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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