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가 사상 첫 아시안게임 남녀 동반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농구는 유독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없었다. 아시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도, 라이벌 중국의 벽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야 말로 중국의 아성을 깨고 남녀 대표팀이 동반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적기로 꼽힌다.
남자농구는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서 이스라엘을 제치고 첫 금메달을 땄다. 한국과 중국의 라이벌관계는 7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됐다.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은 중국에게 71-91로 패했다. 4년 뒤 한국은 뉴델리 아시안게임서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서 야오밍이 버틴 중국을 연장전에서 102-100으로 꺾고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중국에 71-77로 졌다. 역대 6번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중국은 우승을 다퉜다. 그 중 한국이 이긴 것은 두 번 뿐이다.

여자농구는 1978년 방콕, 1990년 베이징, 1994년 히로시마 총 3번 우승을 했다. 올해 무려 2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여자농구는 2002년 부산과 2010년 광저우에서 모두 결승전 중국과 만나 패했다. 특히 4년 전에는 편파판정의 희생양으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뼈아픈 경험이 있다.
남녀농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동반우승을 달성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올해 인천에서는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자농구는 지난 2007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남녀대표팀 모두 안방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셈이다.
남자농구는 라이벌 중국이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다. 역대 중국팀과 비교하면 약체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에서 우리를 물리친 필리핀도 다크호스다. 다만 야심차게 영입한 귀화선수 안드레이 블라치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한국은 필리핀에게 복수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제는 아시아 최강국 이란이다. 최근 발표된 선수명단에서 이란은 하메드 하다디, 아슬란 카제미, 니카 바라미, 하메드 아파그, 마디 캄라니 등 각포지션에서 아시아 최강을 다투는 멤버들이 모두 포함됐다. 이란은 2007년, 2009년, 2013년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최강국이다. 하지만 아직 아시안게임 우승은 없다.

여자농구는 더 우승가능성이 높다. 라이벌 중국은 우리와 달리 세계선수권에 1진을 내보내고 아시안게임에 2진을 내보낸다. 최근 급성장한 일본이 한국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전망. 21일 진행된 아시안게임 조추첨 결과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 결승에서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위성우 여자대표팀 감독은 “일본은 분석이 끝났다. 중국은 세계선수권에 1진이 나간다. 대만은 존스컵에 출전한다”며 라이벌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선수권에 나가는 한국여자농구 국가대표 2진은 현재 존스컵에 출전하고 있다. 한국은 자연스럽게 대만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현재 아시안게임대표 1진은 체코에서 유럽전지훈련을 소화 중이다.
위 감독은 남녀농구의 아시안게임 동반제패에 대해 “열심히 하는 남자대표팀을 보면서 동기유발이 된다. 남녀 동반으로 금메달을 따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연 ‘약속의 땅’ 인천에서 한국농구가 남녀대표팀 모두 가장 높은 단상에 설 수 있을까.
jasonseo34@osen.co.kr
김종규(위), 김단비(아래) 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