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왕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임창용(삼성) 손승락(넥센) 봉중근(LG) 3파전 구도로 레이스가 뜨거워지고 있다.
임창용은 지난 21일 대구 두산전에서 공 2개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세이브를 올렸다. 시즌 26세이브로 손승락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봉중근이 24세이브로 임창용·손승락을 2개차로 뒤쫓고 있어 시즌 막판까지 흥미로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가장 유리한 선수는 임창용이다. 4월 중순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낸 임창용은 1위팀 삼성에서 무수한 세이브 기회를 얻었다. 블론세이브 8개가 아니었다면 여유있게 1위를 달리고 있었을 것이다. 후반기에 가장 많은 9세이브를 올리며 손승락과 어깨를 했다.

임창용은 전반기를 마칠 때만 하더라도 17세이브로 22세이브의 손승락에게 5개차로 뒤졌지만 최근 페이스가 좋다. 무엇보다도 소속팀 삼성이 넥센보다 무려 7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유리한 부분이 크다. 삼성은 두산과 함께 97경기로 가장 적게 경기를 치렀다.
반면 손승락은 후반기 4세이브를 추가하는데 그치며 임창용에게 공동 1위 자리를 허용했다. 블론세이브가 없었는데도 세이브 기회가 4번밖에 오지 않았다. 넥센은 후반기 14승8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 중 9승이 4점차 이상 승리. 워낙 타선이 강하다 보니 손승락에게 세이브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 것이다.
손승락이 주춤한 사이 임창용과 함께 봉중근이 차곡차곡 세이브를 쌓았다. 봉중근은 후반기 8세이브를 올리며 임창용의 뒤를 잇고 있다. 후반기 10승10패로 5할 승률을 기록 중인 LG가 매경기 아슬아슬한 승부를 연출하며 마무리 봉중근에게 적절한 세이브 기회가 오고 있다. 다만 LG도 삼성보다 5경기를 더 치러 경기수에서는 봉중근이 임창용에 비해 불리하다.
세 선수 각자 구원왕에 오르게 되면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 2004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구원왕을 노리고 있는 임창용은 만 38세의 나이로 최고령 구원왕에도 도전한다. 역대 최고령 구원왕은 1995년 해태 선동렬과 2003년 LG 이상훈·조웅천으로 당시 만 32세. 임창용은 그들의 기록을 6년이나 훌쩍 뛰어넘으려 한다.
손승락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구원왕을 꿈꾸고 있다. 역대 2년 연속 구원왕에 오른 투수는 김용수(1986~1987) 진필중(1999~2000) 오승환(2006~2008, 2011~2012) 3명에 불과하다. 2003년까지는 세이브에 구원승을 더한 '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을 가려 임창용도 2년 연속 구원왕에는 오르지 못했다. 마무리 데뷔 3년차가 된 봉중근은 생애 첫 구원왕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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