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보다 등판이 당겨진 상황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클레이튼 커쇼(26, LA 다저스)가 역투를 펼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역시 에이스였다.
커쇼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7회 1점을 허용해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으나 8회 저스틴 터너의 극적인 역전 홈런이 나오며 다저스와 커쇼의 승리가 성립됐다.
사실 커쇼로서는 이날 등판에 다소 부담을 느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당초 이날 선발은 잭 그레인키였고 커쇼는 23일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레인키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등판이 24일로 밀렸고 커쇼가 하루를 당겨 등판한 상황이었다. 4일 휴식이 있긴 했지만 커쇼는 지난 17일 밀워키전에서 9이닝 3실점 완투패를 기록했다. 투구수가 97개로 적기는 했으나 완벽한 컨디션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1회부터 호투를 이어가며 팀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6회 2사까지 노히트 경기를 펼치며 리그 최고 투수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4일 휴식의 여파, 그리고 조기 등판의 여파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타선이 힘겨운 모습을 보이는 와중에서도 자신의 몫을 묵묵히 수행했다. 7회 2사 후 폭투와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주긴 했으나 8회까지 잘 던졌고 결국 터너의 역전 홈런으로 승리까지 따냈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던 다저스로서는 천금같은 1승이었다. 류현진의 엉덩이 부상 이탈, 그레인키의 등판 연기로 구멍이 날 위기인 선발 로테이션을 결국 커쇼가 지켜냈다.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에 시달리고 있는 다저스가 만약 이날마저 놓쳤다면 앞으로의 일정에 더 큰 부담을 가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커쇼는 이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로써 커쇼는 15승을 기록, 조니 쿠에토(신시내티), 윌리 페랄타(밀워키),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86에서 1.82까지 내리며 리그에서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 행진을 이어갔다. 탈삼진에서도 184개를 기록해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198개), 쿠에토(191개)를 추격했다.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이 보이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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