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SK가 에이스 김광현을 내고도 또 졌다. 김광현이 선발등판한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힘겨운 4강 싸움이 되고 있다.
SK는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원정경기에서 3-8로 패했다. 44승57패가 된 8위 SK는 9위 한화(40승58패1무)에 2.5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4위 LG와 격차는 다시 2.5경기로 벌어지며 애매한 위치에 섰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지 못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은 SK가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로 나온 날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8일 광주 KIA전, 14일 문학 삼성전에서 김광현을 내고도 모두 패해 부담도 없지 않았다. 김광현은 KIA전에서 7⅔이닝 2실점,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이 각각 2점·1점으로 침묵하며 졌다.

그러나 이날 한화전까지 SK는 김광현이 선발로 나온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4강 싸움에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데 에이스가 나오는 날 패배는 충격이 두 배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한화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등판 날짜도 뒤로 미뤄가며 준비한 김광현 카드이기에 SK로서는 더욱 뼈아프다.
경기 전 SK 이만수 감독은 "광현이가 나온다고 해서 선수들이 부담을 가질 필요없다. 2경기에서 안 좋았던 만큼 이길 때가 됐다"며 "광현이가 나오는 날에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선취점부터 차곡차곡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은 김광현이 1회 시작부터 2점을 내줬고, SK 타선도 응집력 부족을 드러냈다. 3회 무사 1루, 5회 1사 1·2루에서 믿었던 이재원과 김강민의 병살타가 나왔다.
무엇보다 김광현 스스로가 제 풀에 무너졌다. 5이닝 10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 5회까지 무려 115개의 공을 던질 정도로 한화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에 힘을 소진해야 했다. 한화 타자들은 김광현의 공을 쉽게 건드리지 않고 최대한 오래 봤다. 6차례 풀카운트 승부 포함 12차례나 5구 이상 물고 늘어졌다.
최고 150km 직구(59개) 중심으로 슬라이더(46개) 커브(8개) 체인지업(2개)을 섞어 던졌지만 참을성으로 승부한 한화 타자들의 배트를 유인하지 못했다. 김광현이 5회만 던지고 내려가자 SK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지만 6~7회 2점씩 총 4점을 허용하며 추격의 힘을 잃었다. 타선도 상대 실책에 편승에 2점을 얻을 뿐이었다.
최하위 한화에 덜미를 잡히며 4위에서 한 걸음 멀어진 SK. 에이스 패배의 충격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앞으로 관건이다.
waw@osen.co.kr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