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도 우리나라에서 선행을 베푸는데…".
한화 안방마님 조인성(39)은 지난 22일 대전 SK전에서 개인 통산 2000루타 기록 시상식을 가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가 직접 상패를 전달했고, 한화 구단에서도 따로 정승진 대표이사가 상패와 꽃다발 그리고 금일봉을 전했다. 조인성은 이날 받은 상금 전액을 루게릭병 치료를 후원하는 미국 ALS재단에 기부하기로 하며 기록 축하의 의미를 더했다.
최근 미국 'ALS협회'는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기발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ALS는 전설의 야구선수 루 게릭이 걸려 사망한 뒤 '루게릭병'으로 더 유명한 퇴행성 질환. 유명인이 얼음물을 뒤집어쓴 뒤 그가 지목한 3명이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맞는 것을 거부한다면 재단에 100달러를 기부해야만 한다. 이것이 아이스버킷챌린지로 미국에서 우리나라까지 유행이다.

조인성은 지난 19일 울산 롯데전을 앞두고 국내 야구선수로는 가장 먼저 아이스버킷챌린지를 가졌다. 절친한 동명이인 배우 조인성의 추천을 받은 뒤 기꺼이 얼음물을 뒤집어썼다. 이에 그치지 않고 조인성은 자신이 받은 상금의 전액을 ALS재단에 기부해 주위를 훈훈케 했다.
기부 배경에 대해 조인성은 같은 팀 외국인선수 펠릭스 피에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피에가 먼저 선행을 했다. 나도 그것을 보고 많이 느꼈다. 외국인선수도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선행을 베푸는데 우리 국내 선수들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피에를 보고서 반성을 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피에는 지난주 아버지가 루게릭병을 앓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영찬군에게 스폰비용 전액을 장학금으로 전달하며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장학금을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이군의 집을 방문, 아버지를 만나 쾌유를 빌었다. 야구선수가 꿈인 이군과 캐치볼도 하며 꿈을 잃지 않도록 용기를 줬다. 외국인선수에게서 보기 드문 선행으로 큰 감동을 줬다.
조인성도 개인적으로 따로 어린이들을 후원하며 안 보이는 곳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하고 있지만 피에의 선행을 보고서 더 크게 마음이 울렸다. 그는 "마침 인성이가 추천을 해줘 나도 루게릭병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일에 동참했다. 비록 얼마 안 되는 금액일지라도 좋은 일에 쓰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힘들게 고통받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고령 2000루타 기록에 대해 조인성은 "내게 굉장히 의미있는 기록이다. 양준혁 선배가 직접 축하 메시지를 남겨 감사하다. 그래서 더 기쁜 마음으로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조인성은 6월초 한화로 이적한 후 43경기 타율 2할8푼 26안타 5홈런 22타점으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그의 기부와 선행은 그래서 더욱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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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