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연기가 독이 되고 말았다.
KIA 좌완 양현종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성적은 5이닝동안 5피안타 3볼넷 4실점. 투구수는 108개. 탈삼진은 5개. 0-4로 뒤진 가운데 강판했다. 지난 12일 광주 NC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 이후 11일만에 등판한 후유증을 이기지 못했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광주 삼성전에 선발투수로 예정됐지만 이틀 연속 비가 내리는 통에 등판순서가 뒤로 밀렸다. 팀 휴식일 이틀을 포함해 열흘 넘게 실전투구를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력이 흔들릴 수도 있었다.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1회초 선두 정근우를 볼넷으로 허용했다. 2사 3루까지 몰렸으나 김태균을 1루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2회도 문제였다. 선두 피에게제 좌전안타를 맞았고 김태완에게 좌중간을 뚫는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3회에서는 집중타를 맞았다. 선두 정근우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송광민에게 중월 2루타를 허용하며 두 번째 실점을 했다. 흔들린 양현종은 김경언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김태균에게 우익수 옆 2루타를 맞고 두 점을 보태주었다.
11일만의 등판인 탓인지 좌우 구석으로 찌르는 볼 보다는 한복판 혹은 높은 볼이 들어오면서 득점타를 맞았다. 밸런스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24명의 타자 가운데 초구 스트라이크는 9번에 불구했다. 5회 김태균을 상대하면서 투구수도 100개를 넘겼다. 결국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KIA에게도 아쉬운 경기가 되었다. 양현종은 광주경기에서 10승2패, 방어율 2.65를 기록하는 등 안방에서 유난히 강세를 보였다. KIA로서는 필승카드인 양현종을 앞세웠으나 조기강판의 결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양현종에게 비는 독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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