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극장이 또 터졌다. 그것도 한창 기세가 오른 선두 전북을 상대로 원정에서 만들어낸 서울극장이기에 짜릿함도, 의미도 두 배였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2라운드 전북 현대와 경기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거머쥔 서울은 8승 7무 7패(승점 31)를 기록했고, 전북은 13승 5무 4패(승점 44)를 기록했다.
서울의 장기인 '서울극장'이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주축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서울은 초반부터 수비 지향적인 경기 운영으로 전북의 공격을 봉쇄하면서 수비라인까지 밑으로 내려 전북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전북은 오른쪽 측면의 한교원의 빠른 침투를 이용해 기회를 만들어 보려 했지만 위협적인 모습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

해결사는 윤일록이었다. 윤일록은 후반 1분 선제골과 후반 49분 극적 결승골로 이날의 스타가 됐다. 전북은 후반 16분 이동국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클래스를 입증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추가시간 터진 윤일록의 결승골로 이날의 스타 자리를 후배에게 양보하게 됐다.
이날 승점 3점은 서울에 있어 의미가 각별했다. 서울은 6위 싸움을 벌이던 울산에 홈에서 패한 지난 8월 6일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까다로운 상대인 윤성효 감독이 버티는 부산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뒀고, '경인더비'에서는 인천을 홈으로 불러들여 5-1 대승을 거뒀다. 기세를 몰아 전북까지 제압하며 승승장구 3연승을 달린 서울은 이날 승점 3점으로 드디어 스플릿 A그룹의 마지노선인 6위 자리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비록 30분 늦게 열린 경기서 울산이 상주를 3-0으로 완파하며 금세 6위 자리를 다시 탈환해갔지만 스플릿 A그룹 진입을 눈앞의 목표로 삼고있는 서울은 '맛'을 본 것으로 의욕을 다졌다. 눈앞에 6위 자리를 두고 패하며 7위에 머물렀던 기억 대신, 충분히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간 셈이다.
리그는 물론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서울이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거둔 연이은 승리라는 점도 수확이다. 로테이션을 병행하며 벤치 멤버를 대거 기용해 거둔 인천전 승리와 이번 전북전 승리로 최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과 승점 6점을 벌며 리그와 FA컵, ACL을 준비할 원동력을 얻었다.
당장 이틀 후에 펼쳐지는 포항 스틸러스와 ACL 8강 2차전을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도 수확이다. 지난 1차전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서울은 2차전에서 포항을 홈으로 불러들여 4강 진출을 위한 맞대결을 펼친다. 1차전이 득점 없이 무승부였기에 2차전은 단판승부라 불러도 좋을만큼 절대적이다. 가혹한 일정 속에서도 전주성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서울은 기세가 오른 채 포항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서울극장의 짜릿함 한 방이 만들어낸, 여러모로 의미 깊은 승점 3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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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