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3년 역사상 가장 뜨거운 4위 싸움이 한창이다. 자고나면 4위 주인이 바뀐다. 4위 LG와 최하위 한화의 격차가 불과 5경기, 8위와도 한때 2경기밖에 차이가 안 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LG가 경쟁자를 떼어놓을 좋은 기회를 잡았다. LG는 이번 주말 2연전에서 롯데와 사직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4위 LG와 6위 롯데의 격차는 0.5경기, 만약 사직 2연전에서 연승을 거둔다면 4강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만 반대라면 다시 도전자로 돌아가야 할 처지였다.
23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LG와 롯데의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었다. LG 선발 우규민은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옥스프링은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우규민의 역투가 돋보였는데, 이날은 특히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좋았다. 롯데 좌타자들조차 우규민의 가라앉는 체인지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우규민이 6회까지 던진 공은 85개, 충분히 7회까지 던질 수 있는 투구수였지만 LG 벤치에서는 유원상을 투입했다. 유원상은 첫 타자 최준석과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승부를 펼치다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유원상 투입은 실패.
그렇지만 LG 벤치에서는 더 빠르게 대응했다. 유원상을 그대로 두는 게 아니라 좌타자 박종윤을 상대하기 위해 좌완 신재웅을 올린 것. 그리고 신재웅은 초구에 박종윤을 병살 처리하면서 아웃카운트 두 개를 한번에 올렸다. 그리고 황재균 타석에서 LG는 이번에는 이동현을 투입해 범타로 처리했다.
이동현은 8회까지 던지며 안타 하나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봉쇄하면서 양상문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그 사이 LG 타선은 8회 2점을 얻어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고, 9회 등판한 봉중근은 가볍게 시즌 26세이브 째를 수확했다.
시즌 초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LG는 기적같은 상승세로 4위를 차지했고, 이제는 4위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이날 LG 벤치의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는 LG가 하루 더 4위를 지키게 한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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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