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김상수, 대업 작성으로 승리 자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3 22: 01

한 경기에서 의미 있는 기록이 두 개나 나왔다. 삼성의 베테랑을 상징하는 박한이(35)는 통산 1000득점을, 패기를 상징하는 김상수(24)는 팀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은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초반부터 벌어진 치열한 난타전 끝에 10-9로 이겼다. 팀으로서는 전날(22일) 아쉬운 패배를 만회하는 승리이자 두 선수에게는 의미가 큰 경기였다. 박한이와 김상수는 리그와 구단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와 이정표를 남겼다.
첫 축포는 박한이가 먼저 쐈다. 1회 프로 통산 1000득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로 출루한 박한이는 1-3으로 뒤진 1회 무사 1,3루에서 최형우의 중월 3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전날까지 999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던 박한이의 프로 1000번째 득점이었다.

23일 현재 1000득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양준혁(1299득점)을 비롯, 전준호(1171점), 이종범(1100점), 장성호(1097점), 이승엽(1093점), 장종훈(1043점), 송지만(1019점), 박재홍(1012점) 뿐이다. 현역 선수로는 장성호 이승엽 송지만에 이어 네 번째 가입인 셈이다. 프로 데뷔 이후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삼성의 외야를 책임졌던 박한이가 남몰래 쌓아올린 빛나는 금자탑이었다.
2001년 삼성에서 데뷔한 박한이는 데뷔 시즌 77득점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113득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세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006년에는 89득점으로 득점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9년(48득점)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50득점 이상을 올리는 등 꾸준한 모습을 과시했다.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는 이미 달성했고 14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 기록도 이제 3경기가 남았다.
후배 김상수는 구단 도루 기록을 경신했다. 김상수는 8-6으로 앞선 3회 2사 1루 박한이의 타석 때 2루를 훔치며 시즌 47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다음 도루가 나오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발에 자신감이 넘쳤던 김상수는 8-9로 뒤진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볼넷을 고른 뒤 나바로의 타석 때 곧바로 도루를 성공시키며 48호 도루를 기록했다. 올 시즌 99경기에서 48개의 도루. 경기당 0.49개 꼴이다.
삼성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도루는 1999년 빌리 홀이 기록한 47개였다. 김상수가 15년 만에 이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뛰는 이미지보다는 치는 이미지였던 삼성 역사상 첫 도루왕 등극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도루 부문 2위군은 서건창(넥센) 등이 40개 가량에서 형성하고 있다. 이날 격차를 더 벌린 김상수는 남은 경기에서 산술적으로 15개 정도의 도루가 더 가능하고 이 경우 2010년 이대형(LG) 이후 끊긴 60도루 고지도 노려볼 만하다.
그 외에도 류중일 삼성 감독은 최소 경기 300승을 따내는 경사도 동시에 누렸다. 삼성으로서는 기록 풍년이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