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한 역전투런포였다.
KIA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의 시즌 12차전에서 역전과 동점을 주고 받는 접전을 벌인끝에 9회말 박기남의 끝내기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최근 3연패에서 탈출하며 4위 싸움의 끈을 놓치 않았다.
박기남도 승리의 일등공신이었지만 또 하나의 원동력은 8회말 터진 나지완의 역전 투런홈런이었다.

경기전 한대화 수석코치는 나지완을 보면서 한숨부터 내쉬웠다. 프리배팅 시간에 "후반기 들어 부진에 빠진 것이 타격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 팀은 나지완이 해주어야 한다. 나지완은 팀을 이기는 타격을 할 줄 아는 타자이다"면서 나지완의 분발을 기대했다.
실제로 나지완은 너무 맞지 않았다. 8월들어 32타수 10안타에 그쳤다. 타율은 낮지 않았지만 타점 생산량이 격감했다. 단 6타점에 그쳤다. 홈런은 단 1개에 그치면서 장타력이 실종됐다. 이범호의 극심한 부진까지 겹치면서 후반기 부진의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날은 한수석의 한숨을 희망으로 바꾸어놓았다. 세 번째 타석까지는 침묵했다. 2회와 4회는 선두타자로 나섰으나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6회에서는 1사후 볼넷을 얻었을 뿐이었다. 4번타자의 시원한 타격이 나오지 않으면서 0-4로 끌려갔다.
그래도 마지막에 4번타자의 자존심은 살아 있었다. 모처럼 결정적 순간에 한 방이 빛났다. 8회말 무사 1,2루에서 브렛 필이 우중간 2루타로 3-4로 추격한 직후였다. 한화의 박정진을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바깥쪽 커브를 받아쳐 가운데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뻗어갔고 가운데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팀의 역전을 알리는 투런홈런이었다. 지난 5일 잠실 두산전 이후 9경기만에 나온 자신의 시즌 18호 홈런이었다. KIA는 소방수 어센시오가 9회초 동점을 내주었으나 9회말 박기남의 끝내기타로 승리를 했다. 나지완의 귀중한 투런포가 역전의 발판이 된 셈이다.
이 홈런의 의미는 컸다. 전날까지 3연패에 빠진 KIA는 이날 승리에 실패한다면 4위 싸움에서 밀려날 수도 있었다. 4위와 3경기차로 벌어지는데다 최하위 한화에 2경기차로 쫓기는 상황이 될 뻔 했다. 막판 터진 4번타자의 한 방이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려 놓았다. 모처럼 승리를 가져오는 4번타자의 노릇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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