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철 안들었지만 착실해요..가수로 승부" [인터뷰]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8.24 11: 00

가수가 신곡을 내는 건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지만, 김종민의 솔로 컴백은 왠지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 걸출한 댄스그룹 코요태의 한 멤버로 활동 중이지만, 어느덧 예능인으로서의 이미지가 더 강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내달 3일 솔로곡 '살리고 달리고'를 발표할 예정. 최근 만난 그는 예능에서처럼 여전히 웃겼지만 가수로서의 욕심 만큼은 진지했다. 그는 가수로서 목마름이 컸다며 언젠가 소속사도 직접 차려 가요제작자로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고보면 김종민은 꽤 착실한 편이다. 지난 십여년간 인기 가수이자 예능인으로 살아온 이력에 비해 큰 사고에 휘말린 적도, 자숙(?)할 일도 없었다. 특유의 말투는 실제 만나서도 똑같았다. 그는 "정말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것일 뿐, 생각은 많이 한다"고 웃으며 강조했다.

- 이번 솔로 컴백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항상 솔로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어요. 어려서부터 했던 게 댄스였고, 열정이 있었죠. 다른 쪽도 생각 안해본 건 아닌데, 아는 걸 하는 게 제일 낫겠더라고요. 이번에는 타깃이 확실해요. 대학생분들.(웃음) 30대 이상 분들은 가수 김종민을 많이 아시니까요. 그런데 대학생들은 모를 수 있잖아요. 이번에 확실히 인식을 시켜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나, 춤 잘추는 멋진 오빠다! 그걸 보여주는 거죠?
"그렇죠.(웃음) 그냥 바보가 아니라, 이런 노래도 하는 오빠다. 노래도 비슷한 느낌이에요. 내가 왕년에 잘나갔다고 허세 떠는 내용이거든요. 나도 10년전엔 여자들이 번호표 뽑고 기다렸다, 그런 내용."
- 실제로 번호표 뽑았었나요?
"그, 그랬죠!(웃음)
- 지금은 어때요.
"지금은, 아이고, 나이가.(웃음)"
-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전성기는 언제예요?
"19살 댄서할 때. 그 때 좋았죠."
- 잘생긴 댄서로 이름을 날렸을 때?
"내가 잘생겼나? 그런 생각을 처음 했어요. 여자들이 막 말시키고 하니까. 그때 2~3년은 정말 행복했어요. 돈도 필요 없었죠."
- 여자들이 잘생겼다고 해준 게 전성기라고요?(웃음)
"그럼요. 한없이 행복했죠."
- 요즘도 인기 많지 않아요?
"요즘은 '엄마가 좋아해요' 그런 말 많이 들어요. 그래서 이번 곡으로 어린 분들도 공략하려고요. 하하."
- 결혼 생각은 없으세요?
"아직, 아직은 모르겠어요."
- 대학생을 타깃으로 했으면 대학축제를 노리겠어요.
"다해야죠. 이제 막 달릴 수 있는 체력이 많이 안남았어요. 많이 떨어지고 있어요.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예전에는 힘이 넘쳐서 주체를 못했거든요. 그런데 30대 중반 넘어가니까 어렵네요. 불살라봐야죠. 그래서 이번엔 20대 친구들이 좋아하는 클럽 음악을 하기로 했어요. '귀요미' 송 쓴 친구가 클럽 음악을 잘 하더라고요. 직접 섭외도 했어요. 전략적으로.(웃음)"
- 정말 전략적인데요.(웃음)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행사도 많이 하고 싶고. 해외쪽도."
- 해외요?
"중국에 팬이 7만명이 넘어요. 팬카페 봤어요. 아직 만나보진 못했는데(웃음). 아직은 아니지만 잘되면 언젠가는 제작도 하고 싶어요. 상당히 많은 친구들이 제2의 코요태를 꿈꾸고 있거든요. 또 코요태 단독 콘서트도 꼭 하고 싶고요."
- 좋은데요. 기획사는 언제쯤 세우려고요?
"뭐 하나 터져줘야.(웃음) 언젠가는 제작자가 되고 싶어요."
- 사업은 많이 해보셨을 것 같은데.
"예전엔 모르고 많이 했었죠. 많이 잃었어요.(웃음) 그래서 내가 아는 걸 하자고 했죠."
- 뭐뭐 하셨어요?
"피씨방. 어디 투자도 했었고, 술집도 했었고. 아직은 아닌 거 같아요. 가수 못하고 연예인 못할 때 그때 고민해봐도 늦지 않지 않을까. 푹 빠져도 모자란 세상에, 겸하는 건 아직 아닌 것 같더라고요."
- 그런데 생각해보면요. 되게 말썽을 많이 피운거 같은데.. 크게 잘못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의외로 착실해요.(웃음) 겁이 많아서.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고요. 말 조심하려고도 많이 노력해요. 실수할까봐 겁나서 사람 많은 데에도 잘 안가고요."
- 돈도 많이 모아두셨겠어요.
"아, 그건 아니에요(웃음). 저도 한때는 사장님 소리도 듣고 싶고, 투자도 해보고 싶고 해서. 20대 중반때 허세가 있었죠. 혼자 살다보니 돈 모으기 어렵더라고요. 지금도 철은 안들었는데, 자제는 해요. 술 많이 안마시고, 운동하고 집에 있고, 작곡가 만나서 재밌는거 해보자 기획하고."
- 그런데 생각해보면 연예계서 이렇게 오랫동안 조심해서 잘 지내왔다는 건 상당히 머리가 좋다는 거잖아요. 예능에서의 바보 이미지는 연출인가요?(웃음) 이런 질문 많이 받죠.
"제가 언어적인 표현력이 떨어지는 거예요. 얼마전에 뇌검사를 했는데, 진짜 그렇게 나왔어요.(웃음) 머리 속으로 다 생각은 한다니까요. 언어 표현만 못하는 거예요. 저 스스로를 굉장히 사랑해서 아픈 거 되게 싫어하고요. 그래서 건강하려고 운동도 하고, 우울해도 맛있는 거 먹고 금방 털어내고. 그런 편이에요. 요즘엔 담배도 끊었어요."
- 보통 한가지 능력이 떨어지면 다른 능력은 뛰어나잖아요.
"아, 다른 능력은 그냥 보통.(웃음)"
- 한때는 예능에서 슬럼프를 겪는 것 같다는 보도가 많았었는데.
"주눅이 많이 들었었죠. 그런데 오히려 그게 확 내려놔버린 계기가 됐어요. 최선을 다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지금도 생각이 많아질 때는 있는데, 그때를 다시 생각하며 힘을 내요."
- 지금은 슬럼프 완전히 벗어나신 것 같던데.
"아, 아니에요. 그냥. 열심히 하는 거죠."
- 이번이 첫 솔로곡이 아니잖아요. 또 나올 수 있었던 건 지난번이 잘됐기 때문일까요?(웃음)
"'오빠 힘내요'가 첫 곡이었는데요. 잘됐어요. 김종민이 음반 내는 걸 사람들이 안다는 거 자체가 성공이다, 그런 말도 있고.(웃음) 비 같이, 해외 스타 같이 그런 건 아니지만, 김종민 기준으로 봤을 때 굉장히 성공한 앨범이다, 라고 생각해요. 수익이 났어요.(웃음)"
- 정말요?(웃음)
"컬러링을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많은 연령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덕분에 잘됐습니다. 이번에도 열심히 해서, 어머니 뿐만 아니라 10~20대 친구들도 전략적으로 노려볼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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