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⅔이닝을 던지더라도 우승이 우선이다".
LA 다저스 베테랑 우완 댄 해런(33)은 지난해 11월 FA가 돼 1+1년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연봉으로 1000만 달러를 받는 그는 150이닝 이상을 던질 경우 25만 달러, 180이닝 이상 소화하면 2015년에도 1000만 달러 계약이 자동연장되는 옵션이 포함돼 있었다.
해런은 올해 다저스 선발투수 중에서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거나 미루지 않고 있다. 클레이튼 커쇼, 류현진, 조시 베켓이 부상자 명단에 한 번 이상 오른 가운데 잭 그레인키도 팔꿈치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뒤로 미뤘다. 해런은 팀 내 가장 많은 26경기를 선발로 나왔다.

해런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역투로 다저스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1승(10패)째를 따내며 평균자책점 역시 4.44로 낮췄다. 무엇보다 정확히 150이닝을 채우며 옵션으로 붙은 25만 달러 보너스를 받는데 성공했다.
내년 시즌 선수 옵션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30이닝만 더 던지면 된다. 하지만 해런은 이닝 옵션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해런은 "내가 179⅔이닝을 던지더라도 팀이 우승하기를 원한다"며 돈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난 그동안 인생에 충분히 많은 돈(700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속물처럼 행동하고 싶지 않다. 내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다. 내년 계약은 내 마음의 마지막 일이다"며 승리와 우승이 우선순위라고 이야기했다. 개인 욕심을 차리기보다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
사실 해런은 7월 4경기 4패 평균자책점 9.47로 부진에 시달리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해런도 "선발진에서 빠질 위기에 있었다. 불운하게 커쇼가 던진 다음날 내가 던지는 건 내 생각에도 기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해런은 8월 5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4.23으로 다시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류현진·베켓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그레인키의 팔꿈치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해런이 갖는 가치는 크다. 시즌 내내 선발진을 지킨 해런의 공로도 인정받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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