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3일.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이 '아마야구 최강' 쿠바를 3-2로 꺾고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그날이다.
어느덧 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 감동은 여전했다. 김경문호의 주장을 맡았던 진갑용(삼성)은 "지금도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우승 순간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당시 대표팀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진갑용은 대만전서 허벅지 부상을 당했고 이후 쿠바와 결승전까지 대표팀 안방은 강민호의 차지였다. 그는 쿠바와의 결승전 9회말 1사 만루 위기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은 강민호 대신 안방을 지키며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결승전 선발 류현진에 이어 땅볼 유도에 능한 정대현을 추천한 게 다름 아닌 진갑용이었다는 일화는 잘 알려진 사실. 진갑용이 없었다면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은 힘겨웠을지도 모른다.
진갑용은 4월 17일 일본 나고야의 주니치 병원에서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와 웃자란 뼈를 깎는 수술을 받은 뒤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1군 복귀 시점은 미지수. 이날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기념하는 야구의 날 행사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진갑용은 "예년과 달리 당시의 감동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고 표현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사연은 이렇다. 김경문 감독은 2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한 뒤 진갑용을 비롯해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경창호 전 두산 베어스 사장을 후발 주자로 지목했다. "진갑용은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이었는데 좋은 고참이 선수들을 잘 이끌어줘서 한결 수월했다.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진갑용을 선택한 이유다.
진갑용은 24일 경산 볼파크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 미션을 수행할 예정. 그는 "전혀 생각치도 못했는데 감독님께서 나를 지목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진갑용은 이은우 채널A 경제부장,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 최정호 용원컨트리클럽 대표이사를 다음 대상으로 지목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