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끝없는 사랑' 정웅인, 역대급 악역과 세윤이 아빠 사이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8.24 07: 05

배우 정웅인이 '강렬한 악역'과 '듬직한 아빠'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야말로 두 얼굴의 사나이다. 
그는 23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극본 나연숙 연출 이현직) 19회에서 천장군(차인표)과 손을 잡은 듯한 박영태(정웅인)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며 끝없는 악행을 이어갔다.
이날 박영태는 안기부를 맡은 천장군을 보필했다. 그는 천장군에게 반동분자 목록을 제출하는가 하면, 일본에서 옥중 서신을 발표하려는 야당 대표에 대해 보고했다. 광철(정경호)에게 이와 관련된 자들을 처단해줄 것을 주문하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서인애(황정음)를 '정부를 전복하려는 자'로 몰아가며 압박했다. 그는 서인애의 독기 어린 눈빛에 잠시 멈칫하기도 했지만, 이내 임신부인 서인애의 뺨을 때리는 악랄한 행동을 보여줬다.

물론 박영태가 극중 유일한 악역은 아니다. 권력욕에 중독된 민혜린(심혜진)이나 야망을 이루고자 그 외의 것을 희생시키는 천장군을 선한 인물로 보긴 어렵다. 박영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직접 행동하는 악인이다. 그는 서인애의 몸과 마음을 짓밟았고, 광훈(류수영)·광철의 아버지를 죽였다. 이밖에도 민혜린의 사주를 받아 각종 나쁜 짓을 일삼았다. 서인애가 '절대 고통'을 담당한다면, 박영태는 '절대 악'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박영태에게 일말의 망설임이나 인간적 온정 따위없다. 그도 아픈 과거가 있다. 당초 그의 행동은 민혜린에 대한 연정에서 시작됐고, 자식을 자식이라 부를 수 없는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그렇다 해도 그의 악행은 용서받을 수준을 지났다. 모든 악이 그에게 응축돼 있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그런 섬뜩한 악인에게 설득력을 부여하고 몰입도 높게 만든 이가 배우 정웅인이다.
그는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MBC '기황후'에 이어 3연속 악역을 맡았지만, 식상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자신만의 신념에 사로잡힌 박영태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묘한 광기는 안방극장을 압도한다. "내 손에 죽을 거다"라는 서인애의 경고대로, 박영태는 후반부 철저히 응징받고 무너져갈 것이다. 그날의 쾌감을 위해 정웅인은 박영태를 악인의 극단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또 정웅인은 일요일 오후면 세 딸의 아빠로 분한다. 출연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에서의 그는 책임감 강하고 딸들을 잘 돌보는 든든한 아빠다. 마냥 다정다감하지 않아도 세 딸에 대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애착이 느껴진다. 주말이면 전혀 다른 두 가지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정웅인이다. 일부에선 배우가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할 시 배우로서 이미지가 소모된다고 한다. 실력만 있다면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끝없는 사랑'의 정웅인이 바로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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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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