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같은 선발 명단에도 다른 경기력...이유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8.24 06: 10

1주일 전과 같은 선발 명단이었지만 경기력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FC 서울과 홈경기서 1-2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전북은 10경기 연속 무패(7승 3무) 행진을 마감하며 13승 5무 4패(승점 44)를 기록했다.
이날 전북은 지난 16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포항 스틸러스를 완파했던대로 선발 명단을 그대로 기용, 당시와 같은 경기력으로 승점 3점을 획득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북의 계획은 그라운드서 그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포항과 서울의 대처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홈 경기서 전북으로부터 선두를 탈환하려고 했던 포항과 달리 서울은 승리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주중에 있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집중, 주전급 선수를 단 4명만 기용하며 수비 지향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가급적이면 벤치에 있는 선수들을 쓰고 싶지 않다. (전북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모르겠다. 그러나 욕심은 버리고 있겠다"면서 "전북이 우릴 잡겠다고 총을 준비했다는데 한 방 정도는 심장이 관통당하지 않으면 버틸 수 있다. 그럼 재빨리 도망을 가겠다"며 지지 않는 경기가 목표임을 밝혔다.
홈에서 이기려고 했던 포항과 수비 지향적인 서울의 차이점은 명확했다. 전북은 포항을 강하게 압박해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공격 전개로 흔들었다. 그러나 서울은 포항과 같은 패스 플레이를 펼치지 않고 긴 패스 위주를 바탕으로 한 침투를 선보여 전북의 강한 압박을 최대한 피했다.
김남일과 신형민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것은 강한 압박과 수비를 펼칠 때에는 좋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서울처럼 수비 지향적인 팀에는 효과적이지 못했다. 서울의 수비를 뚫을 수 있는 창의적인 미드필더가 더 필요했다. 특히 미드필더 5명을 기용한 서울과 싸움에서 중원에서의 우위를 잡는 것도 힘들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중원 조합에 대해) 3가지 정도를 고민했다. 서울의 경우 많이 뛰면서 압박도 강하다. 중원에서 싸움을 해야했다. (그래서 김남일과 신형민을 기용했다.) 공격 전개를 하다가 빼앗길 경우 파울을 많이 해서라도 싸움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전북은 계속 같은 전술을 사용할 수 없었다. 후반전이 시작한 직후 윤일록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상황이 바뀐 것. 결국 전북은 후반 5분 선수 교체로 전술을 수정했다. 김남일을 빼고 레오나르도를 투입한 전북은 레오나르도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돌리고, 그 자리에 있던 이승기를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더욱 공격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선수 교체 이후 전북은 공격에서 활기를 찾았고, 후반 16분에는 이동국이 득점포를 기록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공격 일변도로 서울을 흔들던 전북은 후반 49분 역습을 허용해 윤일록에게 골을 내주며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하지만 결과물은 얻었다. 팀에 따른 상대적인 운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소득 등이다. 전북은 이와 같은 결과물을 바탕으로 후반기에 더욱 탄탄한 경기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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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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