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명불허전의 노래실력으로 30년 동안 정상을 지켜오며 ‘가요계 살아있는 전설’, ‘가요계 여제’ 등 최고의 수식어들을 달고 다니는 가수 이선희가 ‘여제 파워’를 입증했다.
이선희는 지난 23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3’에서 실력급 모창능력자들과의 대결에서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어느 누구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30년 숙성의 내공이었다.
시청자 섭외요청 1위, 모창이 가장 어려울 것 같은 가수 1위에 ‘히든싱어’ 제작진이 시즌1 시작과 함께 러브콜을 보내 2년 만에 ‘히든싱어’ 시즌3 출연을 결심한 이선희는 데뷔 30주년을 맞이해 팬들과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고 했지만 막상 대결이 코앞에 닥치자 “‘내가 잘 나온 건가’,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걱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적게는 몇 년, 많게는 몇 십 년 동안 이선희의 노래를 들어왔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선희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지웅 또한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제이(J)에게’가 대결곡으로 주어진 1라운드부터 멘붕이었다. 사실 모창능력자들 중 이선희 같지 않은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진짜 이선희를 찾는 게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1라운드에서 이선희는 최저득표자가 아니었다. 무려 4명이 이선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투표했다. 1라운드 후 이선희는 “사실 나는 내 앞에 부르신 분이 내 목소리 같아서 내가 순간 페이스가 깨졌다. 놀라서 그만 실수를 했다”고 털어놓았을 정도.
하지만 곧바로 2라운드에서 이선희는 ‘가요계 여제’답게 단 2표를 받아 최저득표자가 됐다. 대결곡 ‘인연’은 영화 ‘왕의 남자’ OST로 삽입돼 크게 사랑받아 이선희가 부르는 ‘인연’ 노래가 익숙한 만큼 패널들과 판정단은 쉽게 이선희의 목소리를 찾아냈다.
3라운드는 이선희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강산’으로 대결을 펼쳤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이선희의 목소리와 가장 가까운 모창능력자들이 남기 때문에 대결이 더욱 치열해졌다. 결국 ‘슈퍼스타K6’ 합격을 포기하고 출연한 ‘소녀의 기도 이선희’ 김원주가 최저득표자로 등극했다.
대망의 마지막 4라운드. 4라운드는 이선희의 최신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였다. 과거 히트곡만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 못하고 있어 위기의 라운드이기도 했다. 결국 4라운드가 끝나고 이선희는 “베스트로 소리를 냈다. 사실 최신곡이라 모를 수도 있다고 겁준 탓에 내가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선희는 1, 3라운드 최저득표자 김원주와의 대결에서 최종우승자로 등극, 레전드임을 증명했다.
이날 이선희 편은 ‘히든싱어3 비긴즈’와 ‘이선희 스폐셜 방송’으로 본대결이 방송되기까지 3주간의 기다림을 허무하게 하지 않았다. 방송에서 보기 힘든 이선희의 무대를 모창능력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이선희는 데뷔 30주년에 다시 한 번 ‘가요계 여제’임을 제대로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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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3’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