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의 마지막 소원 우승, 후배들 응답할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8.24 13: 01

롯데 자이언츠 영원한 캡틴 조성환. 그는 스스로를 '운이 좋았던 사나이'라고 말한다. 2013년 선행으로 받게 된 '사랑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놓고도 "역대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골든글러브"라고 말할 정도다.
은퇴를 앞두고도 조성환은 "실력에 비해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았다. 영원한 주장이라는 말도 나보다 훨씬 큰 후배들이 내 앞에서는 자세를 낮춰 준 덕분에 가능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시원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파란만장했던 16년의 현역생활, 조성환은 많은 걸 이뤘다. 골든글러브도 두 번이나 수상하고 주장으로서 부산야구의 중흥을 이끌었다. 두 번이나 머리에 공을 맞으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롯데 2루수 악바리'의 전통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쉬운 건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성환이 신인이었던 1999년이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다. 그리고 조성환은 1999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롯데는 내야수보다 외야수가 더 필요했고, 김명성 감독은 조성환의 입단동기인 임재철을 엔트리에 올렸다. 이후 15년이 흘렀지만 롯데는 여전히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은퇴식을 앞두고 조성환은 "생각보다 은퇴가 아쉽거나 떠나기 힘들진 않다. 물론 선수는 유니폼을 입었을 때 가장 행복한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난 후련하게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조성환에게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바로 우승. 조성환은 "우승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게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아직 은퇴를 선언하기 전인 올해 2월, 조성환은 같은 이야기를 했다. 후배들이 훈련을 받는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구장의 돌을 고르면서 조성환은 "올해 우승 한 번 하고 은퇴를 한다면 여한이 없겠다"고 했다. 물론 올해 롯데는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 있다. 후반기 부진으로 순위가 6위까지 밀렸지만, 여전히 4위는 사정권이다.
조성환은 긍정의 힘을 믿는다. 비록 팀 분위기가 좋지는 않지만, 4강 싸움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이야기한다. 조성환은 "4강이라는 건 우승에 도전할 기회라도 얻는 것이다. 지금 4위 자리를 놓고 하루하루 경기를 하는 게 행복이라는 걸 후배들이 생각하고 그라운드에서 뛰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비록 조성환은 유니폼을 벗었지만, 올해 롯데가 가을에 좋은 성과를 남긴다면 더욱 기쁘게 선수생활의 마지막 해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한 조성환은 이를 위해 뒤에서 모든 힘을 다해 도울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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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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