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황선홍(46)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독수리' 최용수(41) FC서울 감독이 이유 있는 파격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이제 시선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으로 향한다.
포항과 서울은 지난 20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4 ACL 8강 1차전서 0-0으로 비겼다. 양 팀의 두 수장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서 8강 2차전을 앞두고 열리는 K리그 클래식 경기서 로테이션을 예고했다.
공언대로였다. 포항과 서울은 지난 23일 열린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서 파격적인 로테이션을 선보였다. 포항은 경남을 맞아 ACL 8강 1차전서 선발 출전했던 강수일을 제외하고 골키퍼를 포함 10명의 얼굴을 바꿨다. 서울전서 후반 교체 출격했던 문창진, 박선주, 손준호를 비롯해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던 이들을 대거 투입했다.

서울도 마찬가지였다. 포항전에 이어 전북전서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은 이는 중앙 수비수 김주영과 이웅희가 유이했다. 팀의 기둥인 몰리나, 고명진, 차두리, 오스마르 등이 모두 벤치에서 대기했다. 대신 포항전서 후반 교체 투입됐던 윤일록, 박희성, 고광민 등이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함박웃음을 지었고, 포항은 아쉬움의 쓴맛을 삼켰다. 서울은 윤일록의 2골을 앞세워 '선두' 전북에 짜릿한 2-1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주축 선수들을 대부분 쉬게 하고도 '강적' 전북을 잡아내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포항은 '꼴찌' 경남과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선두 전북이 서울에 패한 터라 격차를 좁히긴 했지만 2위 포항의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다.
결국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자다. 이날 황새와 독수리가 꺼내든 파격 로테이션 카드는 나흘 뒤 열리는 ACL 8강 2차전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2차전서 피 튀기는 혈전이 예고되는 이유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황새와 독수리의 운명을 가를 8강 2차전은 오는 27일 오후 7시 반 서울월드컵경기장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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