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 출신의 최용수 감독이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수비로 FC 서울의 반전을 이끌고 있다.
최용수라는 이름은 30대 이상의 국민이라면 대부분 알 것이다. 현역 시절 '독수리'라는 애칭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던 국가대표 공격수 최용수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격수 최용수는 지난 과거에 불과하다. 이제는 공격수 출신임에도 탄탄한 수비 전술을 갖춘 지략가 최용수 감독으로 이름을 알릴 시간이 왔다.
최용수 감독은 자신의 수비 전술을 지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서 2-1로 승리하며 증명했다. K리그 클래식 최강의 공격진을 갖춘 전북을 상대로 서울은 안정된 수비를 펼친 뒤 역습으로 2골을 넣어 승리를 차지했다.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전북을 만난 만큼 서울의 열세가 예상된 경기였다. 게다가 서울은 주중에 열릴 포항 스틸러스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위해 주축 선수 대부분을 제외하고 경기에 임했다.
모든 것이 열세인 상황, 그리고 원정 경기. 서울의 수비 지향적인 전술은 당연했다. 경기 전 최용수 감독은 지지 않는 경기를 할 뜻을 내비쳤다. 최강희 전북 감독 또한 "서울이 내려서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서울이 수비만 한 것은 아니다. 서울은 선수비 후역습의 좋은 예를 보여주며 전북의 공격에 물러서지 않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3-5-2 포메이션으로 나선 서울은 전북의 공격을 완벽하게 방어했다. 전반전에는 전북이 단 2개의 슈팅밖에 시도하지 못하게 만들 정도였다. 후반전에는 이동국의 슈팅에 한 골을 허용했지만 그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경기 전 "1방 정도는 맞을 수 있다"던 최용수 감독의 예측이 적중한 셈이다.
사실 최강희 감독은 최용수 감독의 수비 전술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최용수 감독이 공격수 출신이지만 수비 전술이 매우 섬세하다"며 "수비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특히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이 매우 빠르다. 우리로서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은 포항과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대해서도 수비를 바탕으로 풀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용수 감독은 "수비에서 매 경기 좋은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이 내가 놀랄 정도의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며 "포항은 1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이다. 그러나 우리가 원정 득점을 놓친 만큼 무실점으로 막겠다. 팬들에게 4강이라는 결과로 보답을 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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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