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밴와트, 위기의 SK 구한 공수 버팀목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4 21: 36

위기 상황에서 빛나는 것이 스타 선수들의 가치다. 결정적인 순간 팀을 구하는 재주는 스타와 그렇지 않은 선수를 나누는 기준이기도 하다. 최정(27)과 트래비스 밴와트(28)가 이를 증명하며 SK에 귀중한 1승을 선물했다.
SK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11-8로 이기고 전날 난타전 끝의 9-10 패배를 설욕했다. 아직 산술적으로 4강 진출에 대한 끈을 놓을 때가 아닌 SK로서는 귀중한 승리였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SK는 3일 휴식을 통해 재정비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었다.
최정과 밴와트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8월 15경기 타율이 4할에 이르며 완전히 살아난 모습을 과시한 최정은 전날 홈런 한 방을 포함, 5타수 2안타 3득점을 기록하며 삼성 마운드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최정은 경기 전 “시즌을 치르다보면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는 주기가 이어지지 않나. 특별히 감이 좋다기보다는 지금이 딱 올라가는 주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도 그 올라가는 주기가 이어졌다.

1회 1사 2루에서 좌중간 적시타로 포문을 연 최정은 3회 1사 2,3루에서는 우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적시 2루타를 때리며 SK의 첫 3득점을 모두 자기 손으로 책임졌다. 4번 이재원이 최근 체력 부담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최정의 맹활약에 SK 중심타선도 버텨갈 수 있었다.
타선에 최정이 있었다면 마운드에는 SK의 승리 파랑새 밴와트가 있었다. 한국무대에 데뷔한 뒤 6경기에서 5승을 기록하며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던 밴와트는 지난 19일 문학 두산전에서 5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7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당시 115개의 비교적 많은 공을 던졌고 4일 휴식 후 등판이라 체력적으로 다소간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밴와트는 초반부터 전력투구하며 삼성 강타선을 막아냈다.
보통 경기 초반보다는 중반 이후나 위기 상황에서 총력을 다했던 밴와트의 지금까지 모습과는 달리 이날은 초반부터 비교적 전력을 다해 신중하게 승부하는 모습이었다. 그 결과 전날 10득점을 올리며 활활 타올랐던 삼성 타선을 봉쇄할 수 있었다. 4회까지는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5회 이승엽에게 홈런, 6회 최형우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씩을 내줬으나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자신의 몫을 했다. 불펜 난조로 시즌 6승째는 날렸지만 충분히 의미가 있는 호투였다.
최정과 밴와트의 활약은 앞으로도 중요하다. 부상으로 두 달 정도 전열에서 이탈했던 최정은 이재원의 페이스가 떨어지는 현 시점에서 가장 믿을 만한 타자다. 밴와트는 김광현과 함께 팀의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SK는 두 선수가 등판하는 날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야 4강의 마지막 희망을 잡을 수 있다. 두 선수의 중요성을 대변하는 경기이자 앞으로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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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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