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뜨거운 무더위도 농구에 대한 열정을 넘지 못했다.
‘아디다스 크레이지코트 2014’ 농구대회가 24일 오후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초등부 8팀, 중등부 32팀, 고등부 64팀, 대학/일반부 32팀 총 136개 아마추어 팀들이 참가해 한 여름에 뜨겁게 코트를 달궜다.
22일부터 예선전을 치른 각 팀들은 24일 대망의 결승전을 치러 우승자를 가렸다. 참가자들이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치자 지나가던 행인들이 하나둘씩 모여 구경하기 시작했다. 대회의 열기가 한창 달아오르자 어느새 1층부터 5층까지 수 백 명의 관중들이 몰렸다.

한여름에 치러지는 야외농구대회는 더위가 가장 큰 적이다. 땡볕에서 경기를 치르다보면 참가자들이 탈진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디다스 크레이지코트 2014’는 걱정이 없었다. 대회가 개최된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은 에어컨이 빵빵한 실내다. 1층부터 5층까지 개방된 공간에서 경기를 진행해 구경꾼들의 이목이 자연스럽게 집중되는 효과가 탁월했다. 선수들은 특설코트에서 프로농구 선수가 된 기분으로 마음껏 실력을 뽐낼 수 있었다.
볼거리도 다양했다. 경기 중 고양 오리온스의 포워드 김동욱이 참가한 3점슛 대회가 열렸다. 시범에 나선 김동욱은 25개의 공 중 14개를 림에 꽂아 제대로 실력발휘를 했다. 김동욱은 “농구인기를 높일 수 있는 이런 대회가 많아져야 한다. 6~7년 전 삼성시절부터 아디다스 농구화를 신었다. 아주 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자는 오른쪽 다리가 다친 몸으로 10개의 3점슛을 꽂은 노진호(31) 씨에게 돌아갔다. 그는 “팀에서도 슈터를 맡고 있다. 우승해서 기쁘다. 오늘 16강 경기를 치르다 부상을 당했다. 다리만 다치지 않았더라면 더 슛을 잘 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유일한 초등학생 홍정훈 군(12, 고양 백성초)은 깜찍한 자세로 3점슛을 넣어 박수갈채를 받았다.
번외경기로 연예인팀 ‘레인보우’와 인천 제물포고 농구부의 5 대 5 경기가 열렸다. 배우 김혁, 2AM의 정진운, 마이네임의 인수 등 연예인들은 수준급 농구실력을 뽐냈다. 레인보우는 프로농구 전자랜드 출신 김일중의 활약으로 제물포고를 연장에서 52-5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고양 오리온스 치어리더팀은 경기의 흥을 돋웠다.

행사장에는 아디다스의 팝업스토어가 열려 농구팬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아디다스가 새로 출시한 ‘크레이지라이트 부스트’ 등 최신 농구화를 직접 구경하고 신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NBA 공식후원사 아디다스의 NBA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농구가 한창 인기를 모았던 1990년대만 하더라도 여름에만 3~4개 길거리 농구대회가 열리곤 했다. 하지만 농구열기가 주춤하면서 아디다스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디다스는 오는 28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NBA 올스타 존 월(24, 워싱턴 위저즈)을 초청해 사인회를 여는 등 농구붐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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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