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홈런왕 레이스는 박병호 강정호(이상 넥센)의 집안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삼성 홈런왕’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무려 4명의 후보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조 홈런왕’ 이승엽(38, 삼성)이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승엽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0-5로 뒤진 5회 SK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의 142㎞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4회까지 밴와트를 상대로 이렇다 할 공격을 선보이지 못했던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으로 꽉 막힌 흐름을 풀어내며 7회 5-5 동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8월 12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를 기록, 타격감이 다소 처지는 듯한 이승엽이었다. 떨어지는 타율과 함께 홈런 페이스도 조금씩 떨어졌던 것이 사실. 그러나 이날 반전의 홈런포를 터뜨림과 동시에 팀 내 홈런 순위에서도 후배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3안타를 치며 고군분투했다.

현재 삼성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첫 ‘30홈런타자 4명 배출’의 진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이승엽(27개)을 필두로 최형우 박석민 나바로(이상 26개)가 모두 26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집안 경쟁도 치열한 셈인데 이승엽이 이날 홈런과 함께 박석민 최형우를 앞서 나간 것이다. 선의의 경쟁 효과는 삼성 중심타선의 장타력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한편 나바로 역시 이날 2-5로 뒤진 7회 극적인 3점포를 터뜨림으로서 26호 홈런을 기록, 최형우 박석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NC의 에릭 테임즈(27개)에 1개차로 추격함에 따라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에도 도전해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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