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 리드+쐐기 투런' 정상호, 환하게 빛난 가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4 21: 36

정상호(32, SK)의 가치가 환하게 빛난 한 판이었다. 노련한 투수 리드는 물론 결정적인 쐐기포까지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1승을 선물했다.
정상호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포수 및 9번 타자로 출전했다. 정상호는 올 시즌 급성장하며 포수 마스크까지 쓰기 시작한 이재원과 안방을 양분하고 있다. 때문에 전날까지 올 시즌 77경기 출전에도 선발 출장은 47경기였다. 최근 선발 출장도 8월 19일 문학 두산전이 마지막이었다.
이재원의 타격감이 워낙 좋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로 작용했다. 이재원이 포수 마스크를 쓰면 다른 선수를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이재원이 급격한 체력 부담을 가짐에 따라 이날은 정상호가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정상호는 오래간만의 선발 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를 이끈 정상호는 노련한 투수 리드를 선보였다. 전날 10점을 뽑아내는 등 가뜩이나 물이 오른 삼성 타선을 상대로 무모한 직구 승부는 다소간 독이 될 수 있었다. 때문에 정상호는 다양한 변화구 구사, 그리고 바깥쪽을 잘 공략할 수 있는 밴와트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고 이는 삼성 타선을 상대로 비교적 효율적으로 먹혀 들었다.
이날 밴와트는 총 92개의 투구수 중 49개를 변화구로 던졌다. 직구(43개)보다 오히려 많은 수치였다. 슬라이더(19개), 체인지업(12개), 커브(11개), 싱커 및 투심(7개)를 고루 섞어 던졌다. 삼성 타자들이 타이밍을 뺏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장타를 의식해 몸쪽이나 가운데보다는 절반 이상(58개)의 공을 바깥쪽으로 리드하며 장타를 피해갔다. 결국 밴와트는 6이닝 동안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버틸 수 있었다.
타석에서도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이날 정상호는 9번 타순에서 4타수 3안타의 맹활약을 펼쳤다. 3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4득점의 발판이 되는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4회에도 중전안타를 쳤다. 7-5로 앞선 8회 2사 3루에서는 안지만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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