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후보로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형우의 8월 불방망이는 이런 예상을 비웃고 있다. 어느덧 타격왕 경쟁에 뛰어들며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도 도전해 볼만 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최형우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전날에도 8회 결승타를 비롯해 3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던 최형우는 이틀 사이에 무려 6안타를 수확하며 타율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최형우의 타율은 3할6푼7리가 돼 이날 경기가 없었거나 다소 부진했던 기존 타격 선두권 선수들을 끌어내렸다.
물론 차이가 적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최형우의 최근 상승세는 자신도 타격왕 자격이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전반기를 3할4푼이라는 고타율로 마쳤으나 워낙 타율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최형우는 후반기 9경기에서 5할8푼8리(34타수 20안타)에 4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이재원(SK) 김주찬(KIA) 김태균(한화) 등 기존 타격왕 레이스를 주도하던 선수들은 여름 이후 타율을 유지하는 데 다소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민병헌(두산) 손아섭(롯데) 등이 꾸준히 지지선을 지키며 선두권과의 격차를 줄였고 최형우가 무섭게 치고 나감에 따라 타격왕 경쟁도 오리무중에 빠졌다.
최형우는 2011년 3할4푼의 타율을 기록했으나 이대호(롯데, .357)에 밀려 타율 2위에 그쳤다. 당시 30홈런과 118타점으로 두 부문에서 모두 선두에 오른 최형우였지만 타격왕 타이틀이 없어 타격 3관왕에는 오르지 못한 바 있다. 당시의 아쉬움을 털어내며 타격왕에 도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