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멸야구로 6연패 늪…멀어지는 4위 탈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8.24 21: 37

경기가 안 풀려도 이렇게 꼬일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가 연패탈출 눈앞까지 갔다가 수비실책으로 자멸하며 연패 숫자를 '6'으로 늘리고 말았다.
롯데는 2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전에서 5-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롯데는 최근 6연패로 4위 LG와 격차가 2.5경기까지 벌어졌다. 최근 12경기 성적은 1승 11패, 출구가 보이지 않는 극심한 부진이다.
이날 패배가 롯데에 더욱 치명적인 이유는 다잡은 경기를 실책으로 날렸기 때문이다. 롯데는 먼저 2점을 내주면서 끌려갔지만 최준석이 투런 홈런 포함 4타점, 그리고 장원준이 7이닝 3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5-2로 앞서던 운명의 8회, 롯데는 자멸했다. 장원준은 7회에 이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오지환에 볼넷-정성훈에 안타를 내주고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이정민에게 넘겼다. 이정민은 대타 이병규(9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박용택을 삼진, 스나이더를 내야 뜬공으로 요리했다. 그리고 이진영에게 내야안타를 내주고 2사 만루을 채운 뒤 마운드를 마무리 김승회에게 넘겼다.
여기서 살짝 위험한 장면이 나왔다. 3루수 황재균은 3-유간으로 빠져나갈 뻔한 타구를 가로막아 1점 실점을 막는 대신 2루에 있던 주자를 3루에 묶어놨다. 모든 주자가 베이스에 멈춰 선 상황에서 황재균은 오른손이 있던 공을 글러브를 낀 왼손으로 살짝 던졌는데, 이 공이 뒤로 흐르면서 내야에 굴렀다. 좀처럼 보기드문 장면, 황재균이 황급하게 잡아 3루에 있던 주자는 홈까지 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 장면이 바로 뒤에 이어질 롯데의 비극에 일종의 '암시'였다. 2사 만루에서 김승회는 채은성으로부터 평범한 내야땅볼을 유도했는데, 3루수 황재균은 여유있는 상황에서 1루에 악송구를 저지르고 말았고 그 사이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아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누가 보더라도 이닝이 끝날 상황이었지만 실책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꿔놨다.
그래도 아직 스코어는 5-5, 아웃카운트 하나면 롯데는 8회나 9회 공격에서 만회가 가능했다. 하지만 급격하게 흔들린 김승회는 열흘 만의 등판에서 하위타자인 박경수와 최경철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면서 결국 밀어내기 결승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현재 롯데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계기가 필요하다. 짜릿한 역전승이 그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또는 접전에서 점수를 지켜내는 것만으로도 팀 공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 반대 상황이 펼쳐진 24일 사직구장, 롯데는 답을 찾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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