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부터 들어온 대체 외국인 투수들이 기대이상 쏠쏠한 활약으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몇몇 팀들은 외국인선수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SK·두산·KIA는 새 외국인 투수에게 반등의 희망을 걸었다. 그들이 안정된 투구로 마운드에 힘을 보태자 4위 싸움도 더욱 치열해졌다. 외국인 투수 교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보통 시즌 후반에 들어오는 외국인선수가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낯선 새로운 무대에서 전혀 다른 야구 스타일에 단기간에 적응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KIA 선동렬 감독도 "시즌 후반 오는 외국인선수가 잘 하는 것을 거의 못 봤다. 이 시기 선수도 많지 않고, 와서 바로 적응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후반기에 발을 디딘 외국인 투수들도 경력으로 볼 때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컸다. 이전 외국인 투수들이 워낙 부진해 어쩔 수 없이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이상으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SK 트래비스 밴와트, KIA 저스틴 토마스, 두산 유네스키 마야가 바로 그들이다. 급하게 영입돼 적응할 시간 없이 곧장 실전에 투입되고도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역시 밴와트다.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로 7월 중순부터 합류한 그는 7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 4.35로 활약하며 김광현과 SK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4차례 퀄리티 스타트도 해낸 밴와트는 압도적이지 않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안정감을 자랑한다.
데니스 홀튼의 대체로 KIA에 영입된 좌완 토마스도 후반기 4경기에서 승리없이 1패만 안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3.57로 괜찮은 편이다. 선발등판한 3경기 모두 5이닝 이상 던지며 안정감을 보여줬다. 17⅔이닝 6볼넷 22탈삼진에서 나타나듯 공격적인 투구가 단연 돋보인다.
쿠바 출신 마야는 크리스 볼스테드를 대신해 8월부터 두산에 합류했다. 5경기에서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 5.76으로 기록적 면에서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묵직한 볼끝으로 과감하게 정면승부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4일 잠실 NC전에서 7⅔이닝 1실점 쾌투했다.
역대로 7월 이후 후반부에 합류한 외국인 선수가 재계약에 성공한 케이스로는 2005년 KIA 세스 그레이싱어, 2007년 LG 크리스 옥스프링, 2009년 삼성 브랜든 나이트 등이 있다. 그레이싱어와 옥스프링은 이듬해 10승 투수가 됐고, 나이트는 4년을 더 뛰었다. 의외로 쏠쏠한 대체 외국인 투수들이 재계약에도 골인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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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와트-토마스-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