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과 불펜의 엇박자로 고생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가 최근 새로운 희망과 불안요소를 반복해서 보고 있다.
두산은 지난 주말 잠실에서 있었던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을 모두 패했다. 4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는 2경기로 벌어졌다. 오는 26일부터 있을 LG와의 잠실 2연전을 모두 내줄 경우 승차가 4경기가 되어 잔여경기를 고려했을 때 추격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희망적인 요소는 분명 있었다. 유네스키 마야가 최고의 피칭을 보인 것이 두산이 2연패 속에서 발견한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마야는 24일 잠실 NC전에서 115구를 던지며 7⅔이닝 8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실점한 1회초 이후 2회초부터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였다. 5경기 만에 자신의 첫 퀄리티 스타트(QS)를 기록한 마야는 최다 이닝 투구까지 해냈다.

마야는 선발진의 새로운 무기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첫 승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내용만큼은 훌륭했다. 최고 구속은 147km에 달했고,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비슷한 비율로 섞으며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과감한 승부도 돋보였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외롭게 버티던 마운드에 8월 들어 유희관이 강한 2선발로 가세했고, 마야의 힘까지 더해지면 두산은 탄탄한 1~3선발을 갖추게 된다. 유희관은 8월 평균자책점 1.96으로 심기일전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노경은까지 살아나면 선발진의 힘은 LG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이날 경기를 계기로 마야의 피칭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지난 24일 입국한 가족이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마야는 국내에 들어온 이후 최고의 투구를 했다. 점차 국내 야구에도 적응하고 있고, 가족의 힘으로 심리적 효과까지 더해지면 마야의 피칭도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불안요소 또한 분명하다. 불펜의 부진이 바로 그것이다. 마무리 이용찬은 최근 6경기 중 4경기에서 자책점을 내줬다. 불안하다는 지적은 비교적 꾸준히 있었지만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용찬의 8월 평균자책점은 5.79에 달한다.
다른 필승조 투수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전반기 불펜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던 정재훈은 후반기 16경기에서 4패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8.79로 난타당하고 있다. 이현승도 후반기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8.03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이 4강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이러한 엇박자가 해결돼야만 한다. 전반기 불펜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 하지만 선발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지 못해 과부하가 걸렸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살아나고 있는 선발진이 불펜에도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두산이 선발진의 부활을 바탕으로 불펜까지 살려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