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오직 우승.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4팀이 서로를 향한 선전포고에 나섰다.
대한축구협회는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4 하나은행 FA컵 6라운드(준결승) 대표자 회의 및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대표자 회의에서는 최강희 감독과 카이오(전북 현대) 최용수 감독과 김용대(FC서울) 이상윤 감독대행과 김동섭(성남FC) 박항서 감독과 권순형(상주 상무)이 참석한 가운데 준결승 대진을 결정하는 조추첨이 진행됐다.
추첨 결과 상주-서울, 전북-성남의 맞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상주와 서울은 박항서 감독과 최용수 감독의 입담대결로 유쾌한 설전을 벌였고, 전북과 성남은 최강희 감독의 위트와 이상윤 감독대행의 진지함이 어우러진 출사표를 던졌다.

▲ 상주-서울, FA컵 결과로 우위를 가리자
상주와 서울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두 번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재미있는 점은 두 번 다 홈팀이 승리를 가져갔다는 점이다. 박 감독이 "9월에 선수들이 전역한 후 10월에 FA컵을 치르게 됐다. 선수단 손실은 있지만 서울과 홈에서 뛴다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언한 이유다.
박 감독은 "서울이 최근 좋은 경기력 보이고 있지만 홈에서 하는 만큼 상주가 한번도 결승전에 못 올라갔다. 지도자생활하면서 결승전 가본 적이 없는데 서울 이겨서 꼭 결승에 가고 싶은 것이 소망"이라며 결승 진출을 바랐다. 권순형도 "전역자들 많아서 팀 약간 어수선하지만 군경팀으로서 첫 결승 진출팀이 되기 위해 부끄럽지 않게 잘 준비해서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의욕만만인 것은 최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최 감독은 "1998년 이후 이 대회와 썩 인연이 없었다. 큰 목표를 가지고 험난한 과정을 헤쳐가겠다"며 결승 진출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4강에 오를 4팀은 실력차 크게 없다고 본다. 단지 우리가 군인정신 앞세운 상주 상무를 상대하게 됐는데 원정이지만 단판승부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마지막 결승전까지 올라가고 싶다. 우승컵 들어올릴 수 있도록 남은 시간 준비 잘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최 감독의 말에 김용대도 "4강까지 힘들게 올라온만큼 원정 경기에서 우리가 최근 원정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여세를 몰아 원정에서꼭 승리해서 결승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들었다.
▲ 전북-성남, 우승을 위해 너를 넘겠다
두 팀은 이번 FA컵 우승에 각자 부여한 의미가 다르다. 전북은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에 내준 FA컵 역대 최다 우승팀의 타이틀을 되찾고 싶다. 이번에 FA컵에서 우승할 경우 통산 4회로 포항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팀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성남은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이후 첫 우승이라는 확실한 동기가 있다. 여러모로 어려운 사정 속에서 FA컵 우승으로 팀의 사기를 살리겠다는 각오다.
최강희 감독은 "우리는 작년에 FA컵 결승을 홈에서 치렀다. 연장까지 가고 승부차기로 아쉽게 실패했기 때문에 올해 FA컵에 도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포항이 우리와 경기를 이기면서 상승세를 탔고 리그 우승까지 하게 됐다. FA컵이 리그 중간에 열리는 대회지만 팀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여기까지 왔으니 우승이 목표다. 선수들과 준비 잘해서 꼭 올해는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5라운드 MOR로 선정된 카이오 역시 "지난 해 FA컵 우승 트로피 들어올리지 못했는데 올해는 준비 잘해서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상윤 감독도 만만치 않은 기백을 보였다. "전북 현대라는 큰 산을 넘어야한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감독님이시고 선수 시절때도 모범이었다"며 전북에 대한 칭찬으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이상윤 감독은 "이번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을 보면서 느꼈다. 개인적으로 브라질이 우승하기를 바랐는데, 독일이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 우승을 할 수 있는지 봤다. 어려운 경기지지만 아직 시간이 있고 그 시간 동안 충분히 준비 잘 해서 원정에서 잘 해보겠다"며 정중한 선전포고에 나섰다. 선수 대표로 나선 김동섭은 "개인적으로 전북전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원정이지만 준비 잘해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이날 조추첨 결과 FA컵 준결승전은 오는 10월 22일 상주-서울(상주시민운동장)과 전북-성남(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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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최용수-이상윤-최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