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비슷하다".
'실질적 최대어' 마산용마고 우완 투수 김민우(19)가 한화의 품에 안겼다. 한화는 지난 25일 열린 프로야구 2차 지명 회의에서 전체 1순위로 예상대로 '최대어' 김민우를 낙점하며 쾌재를 불렀다. 1년을 유급하는 바람에 1차 지명 대상자가 될 수 없었던 김민우이지만 1차 지명 대상자를 통틀어서도 최대어 유망주로 평가된다.
김민우에게서 단연 돋보이는 건 고교생답지 않은 압도적인 체격이다. 187cm 97kg. 큰 키에서 떡 벌어진 어깨와 굵은 허벅지를 보면 웬만한 프로 선수 저리 가라 할 정도다. 보통 고교선수들은 성장이 다 되지 않아 왜소한 체구의 선수가 많은데 김민우는 통념을 깨는 '탈 고교급' 하드웨어를 자랑하고 있다.

한화 스카우트팀이 김민우를 보고 떠올린 선수가 있으니 바로 LA 다저스 류현진이다. '김민우처럼 하드웨어 좋은 고교생을 본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한화 정영기 스카우트 팀장은 "그런 선수로 류현진이 있었다. 류현진과 비슷하다. 류현진도 인천동산고를 다닐 때부터 이미 체격이 갖춰져 있었다. 프로에 와서 키가 크는 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류현진은 2005년 열린 2006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받았다. 당시 류현진의 체격조건은 187cm 90kg. 한화가 그와 입단 계약을 체결할 때 소개한 자료를 보면 '좋은 체격조건에서 최고 146km를 던지는 좌완 정통파 투수'라고 적었다. 김민우도 공식 최고 구속은 146km. 체격조건이 좋아 구속이 상승의 여지가 높다.
김민우가 류현진과 닮은 점은 또 하나 있다. 바로 팔꿈치 수술 경력이다. 김민우는 3학년이 된 지난해 3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1년을 통째로 재활하며 어쩔 수 없이 유급을 해야 했다. 한화와 인연이 닿은 결정적 요인이었다. 류현진도 동산고 2학년 시절이었던 2004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뒤 1년을 재활하는 인고의 세월을 겪었다. 그 역시 수술 경력으로 인해 지명 순위가 밀렸다.
김민우는 올해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위력투를 펼쳤다. 지난 3월30일 울산공고를 상대로 노히트 게임을 하는 등 15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다. 79⅔이닝 75탈삼진 20볼넷으로 세부 내용도 좋다. 한화 스카우트팀도 일찌감치 김민우를 2차 1번 대상자로 낙점하고 올초부터 그의 상태를 체크했다.
정영기 팀장은 "김민우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류현진처럼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꾸준히 투구하는 것을 보니 몸에 큰 이상이 없다"며 "체격조건이 좋고, 최고 146km까지 나오는 구속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투구 타점도 높고, 각이 있다.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스카우트도 "경기를 운영하고 강약 조절하는 능력도 좋다"고 평했다.
김민우는 신생팀 kt의 1차 지명 대상자이기도 했지만, 주권(청주고) 홍성무(동의대)에 밀려 2차 지명으로 넘어왔다. 그 덕에 한화가 김민우를 잡을 수 있었다. 정영기 팀장은 "앞으로 장래성만 놓고 보면 김민우가 더 나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민우도 "좋은 프로팀에서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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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