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해피엔딩' 女 핸드볼, 인천AG서 우생순 재현할까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8.26 06: 24

한국 여자 핸드볼을 이야기할 때 꼭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바로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신화 이후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늘 '우생순'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다. 때로는 지겹기도 하고,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자랑스러운 기억임은 틀림없다. 금메달은 아니었어도, 영화로 만들어질만큼 온 국민을 울린 감동의 드라마였기에 우생순은 여자 핸드볼에 있어서는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마음 속에는 금메달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새로운 우생순 신화를 열망하는 마음이 남아있었다. 임영철 여자 핸드볼대표팀 감독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새로운 우생순 신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이유다.

임 감독은 여자 핸드볼대표팀을 이끌고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과 2008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D-30 기념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고 밝은 얼굴로 금메달을 다짐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시안게임 감독으로서 첫 출전인데 굉장히 설레이고 긴장도 많이 된다"며 말문을 연 임 감독은 "여러분 다 아시겠지만 여자핸드볼은 우생순이라는 이름이 항상 쫓아다닌다. 그런데 그것이 금메달을 따고 우생순이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꼭 금메달 따는 우생순 신화 만들어보겠다"고 호기로운 출사표를 던졌다.
우생순의 또다른 주인공 우선희(36, 삼척시청) 역시 이번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우선희는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아쉽게 금메달 놓쳐서 그 아픔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이번에 금메달 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선수들이 열심히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인천아시안게임 때 꼭 금메달 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광저우의 아픔을 설욕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핸드볼 관계자들은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금메달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은 '돌아온 에이스' 김온아(26, 인천시청)와 베테랑 우선희, 류은희(24, 인천시청) 권한나(25) 최수민(24, 이상 서울시청) 등도 가세했다.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다.
조편성도 무난하다. 한국은 A조서 중국, 태국, 인도와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한국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과 같은 조가 되는 것을 피해 이변이 없는 한 결승까지 무리없이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아시안게임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짓고 '진정한 목표'인 2016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이어질 '新 우생순 신화'의 첫 발을 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마침 한국 핸드볼 청소년대표팀이 제2회 하계청소년올림픽대회 정상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25일 중국 난징시에서 열린 대회 핸드볼 결승전서 최강 러시아와 접전 끝에 32-31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치 선배들의 우생순을 위해 후배들이 자리를 깔아놓은 느낌이다.
costball@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