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무제한’ 김상수, 발로 삼성 신화 만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6 13: 00

단타를 2루타로 둔갑시키며 상대 배터리의 혼을 빼놓는 도루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김상수(24, 삼성)는 올 시즌 그 가치가 가장 빛나는 선수다. 그런 김상수의 올 시즌 목표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자신의 최대치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뭉쳐 있다.
김상수는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겼다. 이날 하루에만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자신의 시즌 도루 개수를 ‘48’로 늘렸다. 8-6으로 앞선 3회 2사 1루 박한이의 타석 때 2루를 훔치며 시즌 47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이어 8-9로 뒤진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볼넷을 골랐고 이어 나바로의 타석 때 곧바로 도루를 성공시키며 48호 도루마저 성공시켰다. SK 배터리는 김상수의 발에 속수무책이었다.
이로써 김상수는 1999년 빌리 홀이 기록한 삼성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47개)을 넘어섰다. 전통적으로 뛰는 야구보다는 방망이의 야구를 선보였던 삼성에서 큰 족적을 남긴 것이다. 팀 역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김상수에게도 큰 영광이다.

최근 도루 페이스는 말 그대로 폭발적이다. 뛰는 데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5월 24경기에서 13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김상수는 7월 20경기에서 6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남들이 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8월 13경기에서 11번이나 베이스를 훔쳤다. 상대의 집중 견제도 이겨낸 성과라 더 값지다.
아직 김상수에게는 28경기가 더 남아 있고 현재 페이스라면 60개의 도루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25일 현재 이 부문 2위 서건창(넥센, 40개)과의 격차도 꽤 벌어져 생애 첫 도루왕 타이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욕심을 부릴 법하다.
그러나 김상수는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빙그레 웃으며 “특별히 없다”라고 했다. 코칭스태프의 조언으로 도루 능력이 향상됐다는 말을 하는 김상수는 “정해둔 수치는 없다. 내친 김에 최대한 많은 도루를 해 내 한계치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하며 팀에 공헌하겠다는 의지도 빼놓지 않는다.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도루(2010년 30개)를 경신한 김상수의 시선은 더 먼 곳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삼성의 1번 타자감으로 주목받는 김상수다. 올 시즌 전에도 후보자 중 하나였다. 비록 지금은 주로 9번 타순을 소화하고 있지만 빼어난 도루 능력은 리드오프에 적격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출루율만 조금 더 높아지면 손색이 없다”라고 평가한다. 올 시즌 타율 2할9푼5리, 48개의 도루를 기록 중인 김상수는 그런 류 감독의 기대치에 좀 더 접근하고 있다. 한계를 정해두지 않은 김상수가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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