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시선은 미래를 향해 있었다. 즉시 전력감보다는 미래 자원 확보에 나서며 신인드래프트를 마감했다. 완공을 앞둔 강화 드림파크에서의 강훈련도 예고되어 있다.
SK는 25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2차 신인지명회의’(이하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을 수 있는 최대 지명 인원인 10명을 모두 지명했다. 1라운드에서 충암고 투수 조한욱, 2라운드에서 경북고 투수 허웅을 지명한 것으로 시작으로 총 10명의 선수를 지명하며 미래의 동력으로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이 명단에서 눈에 띈 것은 투수들이 많다는 점, 그리고 그 투수들이 모두 고졸 선수라는 점이다. SK는 조한욱과 허웅을 비롯, 박세웅(청주고, 4라운드), 유상화(제물포고, 5라운드), 신동민(휘문고, 6라운드), 이재관(대전고, 7라운드), 봉민호(경기고, 8라운드), 남지훈(유신고, 10라운드)까지 총 8명의 투수를 모두 고졸 신인으로 뽑았다. 다른 팀들이 즉시 전력감이라고 할 수 있는 대졸 신인들을 적절히 섞은 것과는 다소 차별화되는 요소다.

이에 SK의 한 구단 관계자는 “1~2명 정도를 제외하면 놓친 선수는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예상대로 선발했다”라며 비교적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국내파 야수 라인업이 비교적 잘 짜여 있기도 하지만 우리가 내심 생각했던 야수들을 다른 팀에서 지명한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투수는 항상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체격이 좋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위주로 지명했다”라고 밝혔다.
SK는 이 투수들을 올해 말 완공 예정인 강화 드림파크(2군 전용 훈련장 및 경기장)를 통해 집중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용 2군 경기장이 없는 SK는 지난해부터 건립에 들어간 드림파크를 내년부터 활용할 수 있다. 신진급 선수들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 그리고 지도자들이 신진급 선수들을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이 최신 시설을 이용해 최근 SK가 강조하고 있는 육성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심산이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역시 1라운드에서 지명한 조한욱이다. 조한욱은 이미 청룡기 등 수많은 전국대회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선수로 SK의 1라운드 지명이 유력했던 선수다. SK도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프로에 널리 알려진 조한욱이 ‘예정된 픽’이었다면 허웅은 ‘야심작’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투수로 전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몸 상태가 좋다. 허웅을 다른 팀에서 뽑아갈까봐 다소 조마조마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SK는 2011년 신인지명회의 당시 서진용(현 상무)를 1라운드에 뽑아 큰 화제를 일으켰다. 서진용도 야수에서 투수로 전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재력을 높이 샀고 서진용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4승1패2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3.11의 좋은 성적을 내며 다음 시즌 기대주로 손꼽히고 있다. 허웅의 선발에서 SK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한편 왕조를 이끌었던 투수들이 떠났거나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수 자원의 대거 충원은 불가피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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