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한 대로 잘 됐다. 만족스럽다".
한화가 지난 25일 2차 신인지명을 통해 당초 계획한 4가지의 목표를 모두 이뤘다. 가장 큰 화두였던 투수력 보강을 비롯해 포수, 백업 내야수, 우타 외야수까지.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게 내부 평가. 한화 리빌딩도 '순풍에 돛단듯' 잘 되어가고 있다.
▲ 김민우·김범수, 투수력 보강 성공

한화 정영기 스카우트 팀장은 "첫 번째 키워드는 투수력 보강이었다"며 "1차 지명에서 주권이 kt에 지명됐지만 우리가 크게 밑진 건 아니다. 김민우 만큼 던지는 투수도 없고, 김범수 만한 좌완 투수도 없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지역 최대어 주권이 kt 우선 지명으로 떠났지만, 천안북일고 좌완 김범수를 1차 지명한 뒤 2차 1번으로 마산용마고 김민우를 뽑았다.
김민우는 187cm 97kg 어마어마한 체격조건에서 145km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정통파. 좌완 김범수는 체구가 크지는 않지만 안정감이 있다. 정 팀장은 "김민우는 체격조건이 좋고, 최고 146km까지 나오는 구속은 더 향상될 것이다.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며 "김범수도 코너워크가 좋고,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한화는 2차 지명에서 김민우에 이어 2라운드 김정민(단국대) 4라운드 임석현(북일고) 6라운드 신세진(경남대) 10라운드 박윤철(서울고)을 차례로 지명했다. 정 팀장은 "김정민은 우리가 1차 지명으로 생각한 투수로 147km까지 던지는 선발이다. 임석현도 최고 구속은 142km이지만 볼끝이 무거운 구원 스타일"이라며 "신세진도 지난해 동아시아대회 대표로 140km 이상 던졌다. 올해 경남대에서 거의 혼자 던져 구위가 떨어졌지만 경기를 할 줄 아는 투수"라고 평했다. 맨 마지막에 뽑은 박윤철도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 일찌감치 대학행이 유력해 순위가 밀렸다. 한화는 부친을 만나 프로행을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 포수 2명 추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한화는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2명의 포수를 지명했다. 2011 드래프트부터 최근 5년 동안 7명의 신인 포수를 끌어모았다. 이번 2차 지명에서도 한화는 5라운드 박준범(경북고)과 9라운드 김정호(원주고)를 포수로 뽑았다. 끝없는 포수 욕심이 아닐 수 없다.
정영기 팀장은 "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요즘 포수난이라고 하지 않나. LG·SK·롯데가 1차 지명에서 포수를 뽑은 것도 마찬가지 의미"라며 "우리도 조인성과 정범모 다음 포수가 마땅치 않다. 포수는 힘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나중에 외야수로 포지션 변경도 가능하다. 될 수 있으면 포수를 많이 뽑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팀장은 "박준범은 공수를 갖춘 투수로 장래성을 보고 뽑았다. 경북고에서 4번타자를 쳤다. 삼성의 1차 지명 후보이기도 했다. 김정호 역시 체격이 단단하고 장기적인 육성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인성의 나이가 우리나이 마흔이고, 그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 포수 지명은 보험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
▲ 백업 내야, 우타 외야수 보강
정 팀장은 "투수·포수와 함께 백업 내야수, 우타 외야수 보강이 목표였는데 잘 이뤄졌다"고 자신했다. 내야수로는 3라운드 이도윤(북일고) 7라운드 주현상(동아대), 외야수로 8라운드 윤보성(부산고)이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한화의 선수층을 더 두껍게 해줄 자원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 팀장은 "이도윤은 2루부터 내야 전 포지션을 본다. 176cm로 키는 크지 않지만 발이 빠르다. 3라운드가 아니면 못 뽑을 것 같아 선택했다. 발 빠른 내야수로 3~4년 이후를 기대할 수 있다"며 "주현상도 원래 투수 출신으로 어깨가 강하다. 유격수와 3루를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유일한 외야수 윤보성에 대해서는 "부산고 4번타자 중견수로 오른손 외야수다. 부산 지역에서 도루상도 받을 만큼 발도 빠르지만 타격 스타일은 중장거리다. 송지만 스타일이라고 보면된다"며 "우리가 그동안 왼손 외야수는 많이 뽑았다. 오준혁·김재우·양성우이 차례로 군에서 돌아온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오른손 외야수를 보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팀장은 "2차 지명까지 마쳤지만 미지명 선수들에게 테스트 기회를 줘 신고선수도 더 영입하자는 게 구단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화의 선수 욕심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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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