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는 민병헌(27, 두산 베어스)의 무서운 페이스는 자신에게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민병헌은 26일 이전까지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해 3할6푼7리인 최형우(삼성)에 근소하게 뒤진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최형우와 민병헌 사이에는 김태균(한화)이 있고, 민병헌의 뒤를 이재원(SK)과 손아섭(롯데)이 쫓고 있는 모양새다. 최형우와 손아섭의 격차가 5리에 불과할 만큼 초접전이다.
전반기부터 꾸준한 타격을 보이던 민병헌은 후반기 들어 더욱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타율을 높여 나갔다. 민병헌의 후반기 20경기 타율은 3할9푼7리다. 최근 2경기에서는 10타수 1안타로 주춤하고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4할이 넘는 압도적인 타격감을 뽐냈다.

많은 선수들이 그렇듯 민병헌 역시 개인 성적을 앞세우지는 않고 있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과 탈락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민병헌은 “개인 성적에 신경은 쓰지 않는다. 팀이 어떻게든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족들의 관심은 민병헌의 머릿속에서 타격왕이라는 화두가 떠날 수 없게 하고 있다. “평소에 어머니가 기록을 많이 보시고 다른 타자와 내 성적에 대해 이야기 하신다”며 타격왕 경쟁으로 인해 개인 기록에 대한 관심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털어놓았다.
이어 “정말 타격왕을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1번타자기 때문에 타석도 자주 돌아오므로 가장 불리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내가 지금 이렇게 치고 있는 것도 신기하다”고 전했다. 타격왕 타이틀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이 말했듯 민병헌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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