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잡는 야경꾼들 이야기도 로맨스를 비켜가진 못했다.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가 등장인물간 멜로로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지난 26일 방송된 '야경꾼일지'(극본 유동윤 방지영 김선희, 연출 이준환 윤지훈) 8회에서는 수 회의 엇갈림 끝에 드디어 만남을 갖게 된 이린(정일우 분)과 조상헌(윤태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총 24회 분량 중 3분의1인 8회의 마지막 장면에서였다.
7회 방송 끝자락 '야경꾼일지' 책자를 습득했던 이린은, 8회 말미에선 자신의 어린 시절 목숨을 구해줬던 야경꾼 수장이었던 조상헌을 마주했다. 이제야 귀신을 퇴치하는 '야경꾼'들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준비가 모두 끝나게 된 것.

초반 이무기 한 마리를 포획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굵직한 귀물사냥을 하지 못한 채 잠정 휴업상태였던 야경꾼들은 이미 흩어졌다. 그리고 전직 야경꾼 수장 조상헌을 주축으로 귀신을 보는 이린, 백두산 마고족 출신의 도하(고성희 분) 등 새로운 인물들이 모여들었다.
이날의 방송 전반을 포함해 그동안 이야기의 초점이 모아졌던 것은 각 인물들의 스토리와 로맨스였다. 이미 도하를 중심으로 이린과 무석이 묘한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했고, 수련(서예지 분)은 이린을 향한 일편단심을 지니고 있다.
초고속으로 전개된 애정전선은 이린과 도하였다. 언제나 아웅다웅하며 서로를 못잡아먹어 안달이던 두 사람은 화귀(불귀신)가 일으킨 불길 속에서 서로를 구해주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위기 속에서 살아난 두 사람은 어느덧 "고맙다. 이리 곁에 있어줘서" "좋다. 걱정 받으니깐" 등 쫄깃한 대사를 주거니받거니 하며 변화된 관계를 드러냈다.
옥매(심은진 분)도 상헌에게 저돌적으로 돌진했다. 상헌을 따로 불러내 솔직한 호감을 표한 것. "세월을 허비하지 말라"는 일언지하 거절을 뱉었던 상헌은 이후 자신을 대신해 화상을 입게 된 옥매에 미안함과 더불어 묘한 감정을 싹틔우기도 했다.
핑크빛도 물론 좋다. 하지만 이제는 슬슬 판타지 사극이라는 장르에 걸맞게 야경꾼들의 귀물 잡는 활약을 보여줄 때가 된 듯 싶다. 초반에 몰아쳤던 화면 속 CG들의 완성도가 그리 높진 않았지만, 시청자의 시선과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첫 회부터 이어졌던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왕좌가 야경꾼들의 긴박감 넘치는 귀물사냥에 더욱 굳건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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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꾼일지'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