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 때 따낸 7개의 금메달이 부담된다. 하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인 만큼, 최소 7개 이상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한국 펜싱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올림픽을 거치며 중흥기를 맞았다. 금빛 낭보가 잇따르며 세계가 한국 펜싱의 강함에 주목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펜싱이 금맥을 터뜨릴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하다. 하지만 심재성 펜싱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여전히 도전하는 입장"이라며 조심스레 고개를 저었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 당시 처음으로 금메달 2개를 따낸 펜싱은 지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무려 7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일궜다. 심 감독은 "홈그라운드였는데 중국이 예상보다 잘하지 못했다. 당시 금메달 4~5개 정도를 예상했는데 운이 좋아서 7개를 따냈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 감독은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이 좋았고 아직 중국의 경기력이 많이 올라오지 않았다. 중국이 아시안게임을 노리고 끌어올리는 중이라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계심을 보이면서도 "최소 7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로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눈 앞에 인천아시안게임이 있지만, 사실 펜싱 대표팀이 바라보는 목표는 조금 더 먼 곳에 있다. 2016 리우올림픽이다. 심 감독은 "아시안게임도 중요하지만 리우올림픽에서 지난 2012 런던올림픽의 쾌거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겠다"며 아시안게임을 발판으로 한국 펜싱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들도 의욕이 충만하다. 4번째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는 '땅콩검객' 남현희(33, 성남시청)는 "처음 출전할 때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다른 세계대회보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왔다. 열심히 하면 결과가 따라오기 때문에 꼭 금메달이 갖고 싶다"며 웃었다. 첫째 딸 '하이'를 출산한 후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이기에 노력도, 의욕도 두 배다. 남현희는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왔는데, 이번에도 그러길 바란다. 하이 목에 꼭 금메달을 걸어주겠다"며 의욕을 다졌다.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1위에 빛나는 구본길(25,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구본길은 "4년 전 광저우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한국에서 하는 만큼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며 "개인전 2연패에 대한 욕심이 있다. 단체전의 경우 올림픽 멤버가 출전하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서도 이 멤버로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며 무르익은 금빛 욕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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