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이 30대 남녀 연애의 다양한 모습을 짚어내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름(정유미 분), 태하(문정혁 분), 하진(성준 분)과 솔(김슬기 분), 준호(윤현민 분), 은규(구원 분), 아림(윤진이 분) 등 다양한 인물을 통해 얽히고설킨 연애를 풀어내는 '연애의 발견'은 평범한 일상 속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해 봤음직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머리가 깨질 정도의 수많은 고민을 거쳐야하는 난제를 끊임없이 꺼내놓으며 시청자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
썸과 연애의 경계, 구남친과 현남친 사이에서의 입장정리, 연민과 사랑, 남녀사이의 친구 관계 등 정답이 없는 30대 연애의 민낯을 모조리 펼쳐놓은 '연애의 발견'은 연애를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는다. 또 대단하다고도,그렇다고 하찮은 것으로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집중하면서 사랑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정유미, 구남친과 현남친 사이

'연애의 발견'에서 가장 큰 줄기를 이루는 구남친과 현남친이라는 지상 최대 난제는 여름을 뒤흔들고 있다. 5년 만나고 헤어진지 5년 만에 다시 나타난 태하는 이제 이름 자체도 구질구질한 '구남친'이 됐다. 때문에 멋지고 능력있고 잘생기고 나만 봐주는 자상한 남자, 하진이라는 현남친이 있는 여름에게 태하의 존재가 어떤 위협이 될 수 있을까 싶겠지만, 여름의 첫사랑인 태하는 여름의 모든 것을 세세하고 꿰고 있는 것은 물론, 여름의 빛나는 20대를 대변하는 그 자체로, 하진의 자리를 위협한다.
또 각종 대출 빚에 쪼들리며 돈이 없어 하진의 프러포즈도 보류해야했던 여름이 돈을 벌기 위해 태하와 함께 일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들은 위험한 삼각관계를 시작했다. 다시 돌아오라고 말하는 구남친과 그의 등장으로 현남친에 비밀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여름의 모습은 과거로 끝냈어야 하는 구남친의 재등장이 얼마나 한 여자의 인생을 뒤흔드는지 보여주며 이들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여름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한다.
또한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이 있는 게 죄느냐고 묻는 여름의 맑은 얼굴에 대고도 맞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남자들이 여자 옛날 애인한테 쿨하다는 거 다 거짓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준호는 물론, 질투심 때문에 결국 몸싸움을 벌이고만 태하와 하진의 모습은 구남친 그 불편한 존재의 의미를 낱낱이 조명한다.
#김슬기, 친구와 애인 사이
솔은 취직 뒷바라지를 했던 남자친구에게 속옷을 은밀히 건네며 여행을 제안했지만, 은규는 솔을 "그냥 여자 사람 친구"라고 정의했다. 쿨한척 하려 했던 솔은 은규에게 "왜 우리가 사귀는 사이가 아니냐"고 물었고, 은규는 그에게 "안 잤잖아"라고 답해 솔을 오열하게 했다. 잤냐, 안 잤냐가 친구와 애인 사이를 구분한다고 생각한 은규. 또 이같은 생각에 동의하는 여름과 준호 등 연애의 알 수 없는 규칙은 솔을 절망하게 했다.
연인 인듯 연인 아닌 연인 같은 썸의 관계는 다양한 콘텐츠에서 급속도의 유행을 타며 남녀간의 설레는 감정을 아직은 책임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쿨한 장치로 각광 받아왔는데, '연애의 발견'에서 꼬집은 썸의 병폐는 많은 이들을 뜨끔하게 했다. 몸과 마음을 구분해 몸만 가면 엔조이, 마음만 가면 썸이라고 명명하는 현재 연애의 행태를 비꼰 솔의 허탈한 사랑은 친구와 애인이라는 그 미묘한 사이의 가장 잔인한 부분을 그려내며 공감대를 높였다.
또 솔과 어린시절부터 함께 자란 동네 오빠, 준호는 은규에게 차인 솔을 돌보면서 그에게 점차 미묘한 감정이 생기고 있는 모습으로, 이들의 관계도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함께 한 시간이 많아 친남매 같은 사이인 이들은 남녀간에 진정한 친구가 있을 수 있을까, 혹은 없을까 라는 답 없는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성준, 연민과 사랑 사이
여름의 현남친 하진(성준 분)의 외도도 시작될 전망이다. 하진은 어린시절 보육원 동기인 아림(윤진이 분)을 다시 찾은 상황. 아직 아림에게 자신의 존재를 밝히고 있지는 못하지만 아림의 주변에서 배회하는 하진의 행동은 태하가 바람으로 오해할 정도로 위험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진은 아림이 입양가는 것을 막으려 산속에 숨어있다가 위험천만한 사고로 그에게 상처를 입히는 등 아찔한 상황을 겪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현재는 부잣집에 홀로 입양와 마음씨 좋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또 아림은 사고 당시 생긴 흉한 흉터를 보면서 자신을 찾아올 사람이 있다고, 그래서 흉터를 제거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가슴 속 깊이 하진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하진이 아림의 곁을 지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진은 어린시절 아림을 배신했던 미안함, 또 아림을 향한 연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여름에게 상처를 안길 전망이다. 또 아림을 버렸다는 죄책감에 밤마다 악몽을 꿀 정도인 하진은 그 무엇보다 무섭다는 자기 연민에 빠지면서 아림의 곁에서 쉽게 선을 긋지 못할 것이 자명한 상황으로, 하진의 연민과 사랑 사이는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관심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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