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조기강판+불펜 총동원’ 두산, 6위 추락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8.27 22: 15

“불펜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선발이 이닝을 많이 챙겨주면 불펜이 편해지는데, 최대한 연투를 시키지 않도록 하겠다”
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은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이같이 말하며 불펜의 체력을 안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송 감독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선발 노경은이 1⅓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크게 부진해 두산은 불펜을 많이 소모했다.
사실 선발투수 부진의 책임을 벤치에 묻기는 어렵다. 노경은이 2이닝도 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되면서 불펜의 조기 투입이 불가피한 면은 있었다. 두산은 노경은이 물러난 뒤 정대현-오현택-함덕주-정재훈-이현승-변진수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들은 호투했다. 때로는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선발 노경은이 3실점하고 주자 둘을 남긴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점은 적은 편이었다. 불펜 투수들은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지 않게 하는 과정에 기여했다.
그러나 선발이 일찍 무너진 것이 너무 뼈아팠다. 노경은은 한계 투구 수가 많이 남아 있었지만 더 실점하면 경기가 힘들어진다는 생각에 두산 벤치는 노경은을 계속 마운드에 두기 힘들었다. 불펜의 조기 투입이 잦아지면 송 감독의 생각대로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문제는 타선에도 있었다. 두산 타선은 상대 선발 류제국에 완전히 밀렸다. 류제국이 6⅓이닝을 버티는 동안 두산 타자들은 볼넷을 하나도 얻지 못하고 3안타로 침묵했다. 8회말이 되어서야 첫 득점이 나왔고, 이마저도 첫 타점을 올린 고영민의 섣부른 주루 플레이로 인해 대량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이 8월 들어 원투펀치로 자리를 잡으면서 선발진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희망을 품었던 두산은 다시 선발 고민에 빠졌다. 그러면서 불펜의 부담도 가중됐다. 여기에 방망이까지 마운드와 엇박자를 내 좀처럼 이기기 힘든 경기들을 펼치고 있다.
이날 사직구장에서 롯데가 삼성에 승리하며 LG에 1-5로 패한 두산은 다시 6위로 추락했다. 잠실 라이벌전 패배와 함께 4위 LG와의 격차도 1경기 늘어나 이제 3경기차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까지 최대한 격차를 줄여 시즌 막판에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두산의 전략이지만, 현재로서는 4위 추격보다 당장 1경기 1경기를 치러 나갈 전력을 정비하는 것과 투타 주요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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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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