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신고선수 영입 놓고 잡음 거세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8.28 13: 00

우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라면 동업자 정신 쯤이야 위배해도 되는 것인가. 프로야구 신고 선수 영입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고 있다'는 표현이 딱이다.
지방 A 구단 스카우트는 25일 오후 서울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가 끝나자마자 수도권의 모 대학 B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C 선수와 신고 선수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였다.
A 구단 스카우트는 B 감독에게 "C 선수에게 관심이 있다. 타 구단의 영입 제의를 받지 않은 상태라면 C 선수와 만나 계약을 체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B 감독 또한 "아직까지 타 구단의 연락이 없었으니 가능하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A 구단 스카우트는 구단 고위층에 보고한 뒤 C 선수와의 신고 선수 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다음날 B 감독이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였기 때문. B 감독은 "A 스카우트는 사원 신분이라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우리와 계약하자"는 지방 D 구단 스카우트팀장의 은밀한(?) 제안에 마음을 바꿨다.
 
A 구단 스카우트팀장은 D 구단 스카우트팀장에게 "이건 동업자 정신을 위배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D 구단 스카우트팀장은 "상부에 보고를 마쳤다"며 계약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A 구단 확인 결과 D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C 선수는 출장 기회가 더 많은 A 구단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으나 이미 계약을 마친 상태라 어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D 구단 스카우트팀장은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변명만 늘어 놓았다는 후문.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스카우트간에도 엄연히 룰이 존재한다. 신인 지명 회의가 끝난 뒤 신고 선수 계약을 할때 대상 선수에게 가장 먼저 제안한 구단이 우선 협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선수가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는다면 선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는 게 원칙. 하지만 D 구단은 이 모든 걸 깼다.
D 구단을 제외한 9개 구단 스카우트 사이에서 앞으로 수도권 모 대학 소속 선수를 선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원을 중단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스카우트팀장 회의를 통해 D 구단에 대한 제재를 논의할 계획. 
A 구단 스카우트는 "사원이든 팀장이든 스카우트 업무는 똑같다. 직급을 앞세워 남의 공을 가로챈다면 스카우트계의 질서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한숨을 내뱉었다. 최근 감독과 프런트의 불화로 내홍을 겪고 있는 D 구단은 이번 사태로 인해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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