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전파를 탄 '달콤한 나의 도시'가 일반인의 일상을 다루며 솔직한 모습과 동시에 지루함까지 안겨 앞으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지난 27일 오후 첫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는 서른 즈음에 놓인 4명의 여성들의 가감없는 삶을 그려내며 진정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흥미가 떨어지는 일반인들의 일상이기에 지루함을 안기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른 즈음에 놓인 온라인 영어강사 최정인, 변호사 오수진 그리고 결혼을 앞둔 회사원 임현성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먼저 최정인은 다이어트에 대한 문제와 남자친구와의 결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출근을 해서 상사로부터 다이어트 압박을 받는 정인의 모습, 남자친구의 위로를 받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 등은 그간의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리얼리티 프로그램들과는 확실히 차별된 지점이었다.
결혼 이야기도 그랬다.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 다른 주제를 이야기하며 회피하는 정인의 남자친구, 그리고 그와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결혼을 타이밍이야"라며 확답을 주지 않는 남자친구의 행동에 상처 받는 정인의 모습 역시 리얼했다.
최정인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밤을 새 가면서 일에 매달리는 변호사 오수진의 일상도 사실적이었고 결혼을 준비하면서 사랑보다는 결혼 준비가 우선이 된, 우리 옆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커플의 모습을 그려낸 임현성의 이야기도 그랬다.
조작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대신에 '달콤한 나의 도시'는 다소 지루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들에겐 흥미거리가 되지 않는 일반인의 이야기라는 점. 가감없이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지만 우리네 일상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그저 평범한 이야기는 '달콤한 나의 도시'를 봐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게끔 했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첫 방송 전부터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를 표방했다. 네 명의 여성들이 자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건넨다는 것에서 그랬다. 하지만 '섹스 앤 더 시티'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솔직함도 솔직함이지만 극적인 재미가 있기 때문. 드라마라는 장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 터이고 '달콤한 나의 도시'는 교양 프로그램을 표방하기에 극적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반인의 이야기로 지루함을 안긴다면 이는 앞으로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단 첫 회만이 방송됐을 뿐. 앞으로 네 여인들이 풀어나갈 이야기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재미를 안긴다면 '달콤한 나의 도시'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만한 조건은 충분하다. 과연 '달콤한 나의 도시'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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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