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배우 조인성의 연기가 이토록 마음을 흔들어놨다.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속 조인성은 비극의 문턱에서 마지막 행복을 누리는 장재열을 드라마에 담아냈다.
조인성은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지해수(공효진 분)을 향해 끈질기게 프러포즈하는 장재열로 분했다. 그러나 재열은 모르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의 정신증은 점차 그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재열은 과거 의부의 죽음으로 정신증을 얻었다. 그가 그렇게나 챙기고 가깝게 지내던 한강우(디오 분)는 사실 그가 만들어낸 허상이었다. 재열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강우를 일치시키고, 강우를 지키려했다. 의부의 죽음, 그리고 그 범인이 어머니(차화연 분)라는 사실, 이를 숨기기 위해 형 장재범(양익준 분)을 범인으로 모함한 사실은 견디기 힘들만큼 어린 재열을 괴롭혔다. 이로 인해 겉으론 누구보다 우월한 소설가 재열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신증을 앓게 됐다.

이러한 아픔은 이날 방송된 재열과 조동민(성동일 분)의 대화 속에서 잘 우러나왔다. 재열의 정신증을 알아챈 동민은 재열이 알지 못하게 그와 상담했다. 재열은 동민이 제안한 술자리에서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진짜 자신을 살짝 내보였다. 술이라는 매개가 그가 굳게 걸어놓은 빗장을 헐겁게 만들었고, 재열은 의부 사건부터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조인성의 몫은 크고 무거웠다. 이 드라마 속 재열 캐릭터는 강하고 오만하다. 자신의 의지가 제일 우선이며 자신의 잘난 점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조인성은 원래 시청자가 알고 있던 이런 재열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진다. 그의 훤칠한 외모와 달콤한 미소가 존재하기 때문. 그러나 불쌍하고 안타까운 이 장면의 재열 또한 예상치 못했을 정도로 조인성과 잘 어우러졌다.
조인성은 마치 진짜 술에 거나하게 취한 사람 같았다. 그는 풀려버린 시선과 웃는 듯 혹은 우는 듯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재열을 표현했다. 아픈 과거와 상처를 털어놓으면서도 지금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 애를 쓰는 재열은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조인성은 이 장면에서 꽤 성공적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데에 성공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종영까지 4회의 방송을 남겨두고 있다. 극이 끝으로 치달아 갈수록 재열은 비극으로 향하고 있다. 예고에서 공개됐듯, 해수가 재열의 정신증을 알게 되며 이제 그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재열의 현 상태를 알게 된다. 지금까지 비극의 문이 굳게 닫혀 있어 그 안 풍경을 잘 몰랐다면, 이젠 진짜 비극의 문턱에 서게 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조인성은 달콤한 남자로 여심을 사로잡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안타까운 재열을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극 중 재열은 여전히 화려한 인생을 사는 성공한 소설가이지만, 그가 등장하면 먹먹해진다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는 것에는 분명 그의 공이 컸다. 비극의 문턱에서 조심스레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장재열과 조인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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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