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外人 전원 이탈’ SK, 교체도 힘들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9 13: 00

4강 재진입의 키플레이어로 손꼽혔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국내 선수만 못한 성적을 냈다. 그리고 SK의 개막전을 함께 했던 세 외국인은 모두 떠났다. 대체 외국인 선수 수혈을 둘러싸고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SK의 한숨이다.
전반기는 선발으로, 후반기에는 마무리로 SK 마운드의 일익을 담당했던 로스 울프(32)는 결국 복귀 무산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울프는 아들의 병환으로 인해 급히 미국으로 출국하며 SK의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초 지난주 검진 결과를 지켜보고 복귀 일정을 타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예상보다 심각한 아들의 상태에 울프는 좀처럼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결국 울프와 면담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진상봉 운영팀장에게 ‘복귀 불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완근 부상으로 전반기 초반 한 달 가량을 쉬기도 했던 울프는 선발로는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박희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마무리 자리를 맡아 9경기에서 1승4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좋은 성적을 냈다. 도미노처럼 무너지던 SK 불펜의 새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제 SK는 울프에 대한 미련마저도 지워야 할 처지에 직면했다.

이로써 SK의 세 외국인 선수는 모두 시즌을 마치지 못하는 팀의 비극을 낳았다. 조조 레이예스는 부진 끝에 퇴출됐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루크 스캇은 부상으로 팀에 공헌하지 못한 데다 이만수 감독에 항명 사태를 일으키며 물의를 빚은 채 퇴출됐다. 마지막 카드였던 울프마저 개인 사정으로 팀을 이탈함에 따라 SK의 외국인 농사밭은 별다른 수확을 남기지 못한 채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울프의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느냐다. 스캇의 경우는 새 외국인 타자를 찾지 않았다. 국내 선수들로 타선을 꾸려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속내에 있었다. 실제 SK는 후반기 3할1푼3리의 팀 타율을 기록하며 외국인 없이도 전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울프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SK는 현재 김광현, 트래비스 밴와트를 제외하면 확실한 믿음을 주는 선발이 없다. 박희수 박정배에 울프까지 이탈한 중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투수는 반드시 대체 외국인 선수가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시간이 촉박해 마땅히 데려올 만한 외국인 투수가 없다. 목표군은 트리플A에서 수준급 성적을 냈으나 메이저리그 승격을 이뤄내지 못한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9월 초 40인 로스터 확장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행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여기에 설사 레이더에 걸린다고 하더라도 승격에 대한 눈치 싸움 때문에 협상에서 꽤 긴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이미 시즌이 다 끝난 판국에 새 외국인은 무의미하다.
SK의 한 관계자는 “타선과는 달리 투수 쪽은 반드시 보강이 필요하다”라면서도 “금전적인 문제를 떠나 시간이 촉박하고 괜찮은 선수를 찾거나 영입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라고 답답해 했다. SK는 일단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는 심산이나 현실적으로 새 외국인 선수를 빠른 시일 내에 맞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현 시점에서는 국내 선수들에 밴와트 한 명으로 남은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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