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이재원’ 시너지 효과 시작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9 06: 33

“최정이 잘 맞으니까 이제는 이재원이 안 맞네”
SK의 한 관계자는 최근 타자들의 성적을 보더니 가벼운 한탄을 내쉬었다. 팀 중심타선을 이루는 최정(27)과 이재원(26)의 엇박자에 대한 내용이었다.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최정, 그리고 올 시즌 내내 타격왕 레이스를 주도한 이재원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었다.
실제 전반기 이재원이 4할을 넘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을 때는 최정이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없었다. 최정은 허리가 좋지 않아 5월 17일 재활군으로 내려가 7월 6일에야 1군에 복귀했다. 이재원의 감은 절정이었지만 그 앞에서 활발하게 나가야 할 최정이 없었다. 여기에 루크 스캇은 부상으로 속을 썩였다. 이재원의 막강한 타율이 SK 중심타선의 대폭발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였다.

그런데 최정이 돌아오자 이번에는 이재원이 부진했다. 최정은 복귀 후 맹타를 휘둘렀지만 이재원은 후반기 들어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견제도 견제고 분석도 분석이었지만 포수 마스크까지 쓰느라 체력이 떨어진 탓이 가장 컸다. 첫 19경기 타율은 2할2푼2리에 불과했다. 홈런은 딱 하나였다. 역시 최정의 분전이 빛을 바랬다. 지독히도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28일 문학 LG전은 귀중한 의미가 있었다. 이날 두 선수는 6회 추가점과 8회 쐐기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6회에는 최정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재원이 곧바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치며 최정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최정이 나가면 이재원이 불러들이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실로 오래간만에 나왔다. 8회에도 무사 1루에서 최정이 안타로 나갔고 이재원이 볼넷을 침착하게 고르며 만루 기회를 만든 끝에 1점을 더 짜냈다.
외국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하는 SK로서는 이런 그림이 계속 나와야 한다. 그래야 박정권 김강민 등 뒤에 버티는 타자들에게도 그 온기가 닿을 수 있다. 다행히 가능성은 보인다. 최정의 타격감은 최근 절정이다. 스스로도 “올라가는 주기”라고 말할 정도다. 24일 대구 삼성전, 28일 문학 LG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는데 모두 최정의 스윙 궤도가 날카로웠다.
이재원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고민이 있기도 했지만 이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원점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미 시즌 전 목표였던 ‘규정타석, 3할’이라는 목표는 달성한 지 오래다.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점검했고 28일 경기의 6회 적시타는 이재원이 가장 좋을 때 나오는 우중간 코스로 공이 멀리 뻗었다. SK를 대표하는 타자인 최정, 그리고 리그에서 가장 정교한 중장거리 타자 중 하나로 발돋움하고 있는 이재원의 시너지 효과는 SK 4강의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