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이런 결과를 쉽게 예상하지는 못했다. 바비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고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해도 14년차 내공을 가진 카리스마 래퍼 바스코를 이길 줄은 몰랐다. 결국 바비는 도끼-더콰이엇 팀의 구원투수로 남아 결승에 진출하게 됐고 바스코를 꺾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거대 기획사 YG소속 연습생이란 이유로 래퍼들의 견제어린 눈총을 한 몸에 받았던 바비였기에 우승을 코앞에 둔 상황은 그간의 설움을 씻어낼 만큼 달콤했다.
바비는 28일 오후 방송된 엠넷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3'에서 4명의 준결승 진출자 중 가장 먼저 결승 진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로써 씨잼과 아이언 둘 중 하나가 바비와 결승에서 만나게 됐고, 준결승에서 바비와 겨뤘던 바스코는 탈락하게 됐다.
이날 바비는 경쟁자 타블로-마스타우 팀의 올티를 꺾었다. 올티의 무대는 프로듀서들로부터 가장 힙합 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관객들의 호응도에서는 바비를 이기지 못했다. 그동안 비바이(BI)-바비와 줄곧 대립각을 그려왔던 올티지만, 마지막은 훈훈했다. 그는 “내가 떨어졌다. 바비한테 졌다. 깔끔하게 인정할 수 있다. 그 정도로 잘했다"며 바비의 실력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돌 연습생이지만 바비가 서바이벌 내내 보였던 일취월장 실력은 14년차 바스코를 긴장하게 할 만큼 뛰어났다. 바스코는 “바비에게 내가 배울 부분도 많다”며 아직 어린 상대를 칭찬하면서도 “바비는 피할 이유가 없다 내가. 바비가 인터뷰 때 그런 말을 했다더라. 바스코는 별로 신경쓰이는 상대가 아니라고. 신경 쓰이게 해줘야겠다”라고 승리에 대한 마음을 다잡았다.
바비 역시 결승보다 어려운 상대에 “이번에 이기면 다음 무대가 안 두려울 것 같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바비와 바스코는 각각 '연결고리#힙합', '파급효과+더'를 선택해 무대를 꾸몄다. 두 사람 모두 트랩 장르를 택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특히 '록스코', '바스록'이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얻은 바스코는 “힙합대 힙합으로 붙어보고 싶다”는 바비의 요구에 "내 음악에서 가장 힙합적인 걸로 하겠다"라고 화답했다.
많은 공연비를 획득한 이는 바비였다. 바비는 “이겼다는 소리를 듣고 돌로 머리를 맞은 거 같더라. 뒤를 돌아보니 우승이 코앞에 있었다. 인간이라 욕심이 생겼다”라고 소감을 전했고 바스코는 “시원하다. 섭아 아빠 빨리 갈게 보자”라고 아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바스코와 바비는 내공도 나이도 판이하게 다른 상대였다. 그럼에도 가족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서바이벌의 경쟁 압박을 이겨낸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모습이 있었다. 바스코가 자신의 아들을 위해 랩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였고, 이날 방송에서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미국에 있는 부모님과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바비의 안타까운 사연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남다른 사연 때문일까. 바비의 우승은 안타까운 사연이 깃들여져 보는 이들에게 더욱 뭉클함을 줬다. “우승하면 엄마를 만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어떻게 해서든 엄마 아빠를 데려 올 거다”라는 어린 래퍼의 소망이 결승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방송된 '쇼미더머니3'에서는 2차 예선 공연 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준결승 진출자 TOP4가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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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