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인이 정말 행복할 수 있는 날은 올 것인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잠시 행복해지나 했더니, 다시 헤어질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운명이 펼쳐졌다. 이번엔 시청자들도 널리 알고 있는 역사 속 비극, 갑신정변이 배경이다. 조선 말기를 배경으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의 끝은 과연 새드 엔딩일까? 역사적으로 실패한 갑신정변에 사활을 건 연인의 행보가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비극적인 결말에 대한 예감으로 다가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에서는 김옥균(윤희석 분)을 도와 정변을 준비하는 박윤강(이준기 분)과 정수인(남상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윤강은 궁녀가 된 정수인의 모습을 보고 오열했다. 정수인이 궁녀가 되도록 종용한 이가 김옥균임을 짐작한 그는 곧 김옥균에게 달려가 “내가 말하지 않았나. 그 사람은 내 목숨 보다 더 귀한 사람이라고. 내게 남은 유일한 소원이라고. 어째서 그런 짓을 했나? 하나 남은 희망마저 앗아갔느냐”라고 따졌다.

애통해하는 박윤강의 모습에 김옥균은 “미안하다. 본인이 원한 일이었다"며 "수인 낭자는 자넬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자신을 희생하고 있는 거다. 수인 낭자를 데려오는 방법은 이제 하나밖에 없다. 이 일을 성공시키는 것이다“라고 의미심장한 태도로 갑신정변을 예고했다.
수인의 선택에 슬퍼하던 박윤강이였지만, 정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점차 동의하게 됐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궁녀라는 길을 택한 수인의 선택을 이해했고, 노비제도가 철폐되고 궁녀들 역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는 세상을 그리며 혁명을 도모했다.
그리고 방송 말미, 우정총국 개국 축하연을 기점으로 김옥균-박영효 등이 가세한 갑신정변이 일어났다. 정수인은 궁궐 안 중전 민씨(하지은 분)와 그 측근들의 동태를 살펴 김옥균 무리에 보고하는 것으로 힘을 보탰고, 박윤강은 함께 군사를 훈련하고 정변의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비록 눈치 빠른 최원신(유오성 분)-최혜원(전혜빈 분) 부녀의 방해가 있었고, 김옥균-박영효-박윤강은 한 두 차례 계략을 들키게 되는 위기를 겪었지만 일어나야 할 일은 일어나고야 말았다.
갑신정변의 직전 박윤강은 궁궐에 있는 정수인을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는 “나도 낭자처럼 낭자가 걷는 길에 동참하기로 했다. 날 위해 궁녀가 되겠다는 낭자의 뜻을 너무 늦게 알았다. 혼자 고민하고 아파했을 그 시간들을 미처 알지 못했다"며 "더 미안하고 안쓰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성공시킬 거다. 그래서 낭자가 다시 내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 거다. 그래서 다시는 그렇게 혼자 두지 않을 거다”라고 애절한 사랑을 고백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앞으로 찾아올 더 좋은 날을 기대하며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울었다.
정변은 시작됐고, 연인은 그 정변의 가장 중심에 섰다. 역사적으로는 3일 천하로 끝난 갑신정변이다. 드라마 속에서도 외세인 일본 세력의 힘을 얻는가 하면 의사결정자들의 섣부른 결정으로 불완전한 혁명이 예고된 상황.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박윤강과 정수인 앞에는 또 한 차례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이 긴장감과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2회밖에 남지 않은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갑신정변과 같은 운명을 가지만은 않길 바라는 것이 시청자들의 많은 시청자들이 바라는 바다.
eujenej@osen.co.kr
'조선총잡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