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의 미국 대표 타일러 라쉬가 ‘썰전’에서도 마성의 입담을 뽐내며 독설가 허지웅도 사로잡았다. 허지웅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어를 더 잘하고 어휘력까지 뛰어난 타일러에게 폭풍 감탄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썰전’ 예능심판자 코너에서는 현재 방송되고 있는 지상파, 비지상파의 토크쇼들을 집중 해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지상파 토크쇼까지 위협하고 있는 JTBC ‘비정상회담’ 패널 중 타일러를 초대해 프로그램의 뒷이야기와 인기요인을 함께 분석했다.
타일러는 ‘비정상회담’에서 눈을 감고 들으면 한국인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한국어 구사능력은 물론 논리적으로 의견을 말하고 토론하면서 사자성어까지 사용, ‘똘똘이’라고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요정 같이 귀여운 외모도 인기에 한 몫 하고 있다.

‘썰전’에서도 타일러 특유의 화법이 눈길을 끌며 MC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타일러는 ‘비정상회담’의 녹화과정을 설명하며 “게스트가 안건을 들고 나오는데 그 안건에 대해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작가들과 사전인터뷰를 한다. 정해진 대본은 없다”며 “갑자기 흐름에서 벗어나는 토크들이 굉장히 많다. 다섯 시간짜리 토론이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 게스트로 녹화한 김구라는 “녹화시간이 너무 길다”고 말하자 타일러는 “죄송하다. 우리가 말이 너무 많다”고 사과했다.
“그때 김구라 씨가 피곤해 보였다고 하더라”라는 박지윤의 말에 타일러는 “그때 녹화장에 들어올 때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같았는데 가다가 용두사미가 돼서 기가 죽은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미국인의 입에서 사자성어가 나오자 MC들은 크게 놀라했고 허지웅은 “아, 좋다”를 연발하며 타일러를 존경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어 이윤석이 ‘비정상회담’의 MC 유세윤, 성시경, 전현무의 진행 스타일 분석을 요청하자 타일러는 “전현무 씨는 토론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유세윤 씨는 웃음 포인트를 잘 잡아준다. 성시경 씨는 의견을 재정비, 재구성 해준다”고 상세하게 분석했다.
또한 ‘비정상회담’에 MC들이 많다며 프로그램에 꼭 필요한 두 사람을 꼽아달라고 하자 타일러는 “그냥 다 자르면 안되냐”고 재치 넘치는 대답을 했고 허지웅은 타일러의 예능감 있는 입담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까지 쳤다. 놀라운 입담에 포인트를 잡아내는 기가 막힌 분석, 여기에 예능감까지 갖춘 타일러에게 박지윤은 ‘썰전’에서 모집 중인 인턴에 도전해볼 생각이 없냐고 인턴 자리까지 제안했다.
타일러는 ‘비정상회담’에서도 명언으로 시청자들을 감동케 한 것에 이어 ‘썰전’에서도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팁에 대해 이야기 하며 또 한 번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타일러는 외국어를 배우는 팁으로 열정과 환경설정을 꼽았다. 타일러는 “영어를 배우는 게 목적이 되면 안된다. 영어를 통해서 본인이 열정을 갖고 있는 꿈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꿈에 대해 옆집에 이사 온 이웃에게 받은 쿠키가 담긴 그릇을 더 좋은 것으로 채워서 돌려주고 싶은 것과 같다고 비유, “내가 태어날 때나 죽을 때랑 비교해서 죽기 전에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 독하기로 유명한 ‘썰전’ MC들까지 감동시켰다.
또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MC들을 감동시킨 것 하나는 지난 15일 타일러가 SNS을 통해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겼던 것. 타일러는 “광복절은 사실 우리가 한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독립주권이 있다는 걸 기념하는 날인데 그걸 그냥 지나가는 날처럼 하는 게 아쉬웠다. 나는 한국말을 할 수 있고 한글로 글 쓸 수 있다는 게 독립주권이 있어서인데 그게 고마웠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알고 관심을 갖고 있는 타일러. ‘비정상회담’에 이어 ‘썰전’에서도 그 기특한 생각을 보여준 그는 ‘썰전’의 독설가들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독설가들까지 반한 타일러의 마성의 입담. ‘비정상회담’에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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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썰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