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것, 아저씨가 된다는 것, 아무리 신나게 노래해도 설움이 팍팍 묻어난다.
29일 정오 발표된 배치기의 신곡 '소년점프'는 '웃프다'는 온라인 신조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배치기의 똑부러지는 랩은 여전히 신나고, 후렴구는 시원시원했지만, 가사는 웃기면서도 슬펐다.
노래는 '오늘도 하루만큼이 늘어났어 주름이, 이제는 주위에서 자꾸 나를 부르길 아저씨래 아저씨'라는 탁의 랩으로 시작한다. 이후 '반나절은 가는 얼굴 베개 자국, 나를 둔하게 하는 내 뱃살은 우습게도 봤던 그 어른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라며 또래 남성들의 공감대를 대폭 높인다.

그러면서 '고지식한 아버지처럼은 안될 거 란 말은 거짓일까, 커나갈 수록 더 똑 닮아 간다는 엄마의 독한 말에 꼬집힐까, 삐뚤게만 보여 비틀겠단 세상 이제는 내 몸하나 힘겨워 비틀대'라는 자조 섞인 무웅의 랩으로 나아간다.
어른이 되면서 현실과 타협하는 법을 배우면서도, 딱히 발전 없이 '거기서 거기'인 현실을 토로하는 내용은 그동안 스스로 3류 인생을 자처해온 배치기의 색깔과 잘 맞아떨어진다. 또 '소년점프'라는 소재, 복고적인 색깔은 이 가사에 공감할만한 또래들의 향수를 영리하게 자극한다.
1920년대 악기 샘플과 3중주 브라스 세션으로 편곡으로 분위기도 가볍지만은 않고, 마마무의 화사가 피처링한 후렴구는 시원시원하다.
뮤직비디오는 집에서 한량처럼 지내거나, 지하철에서 걸그룹 뮤직비디오에 빠져드는 두 멤버의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같은 소속사 식구인 에일리, 럭키제이, 신보라, 쇼리, 이루가 카메오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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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점프'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