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 경기에서 롯데가 기록한 실책은 1개였다. 올 시즌 경기당 0.7개의 실책을 기록 중인 걸 생각해보면 기록만 놓고 보면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롯데는 수비에서 졌다. 전날 승리를 거두며 거의 한 달만에 연승을 달렸던 롯데는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KIA에 5-9로 패했다. 경기에서 지는 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 과정이 나빴다. 결과적으로는 수비에서 기록되지 않은 실책으로만 4점을 준 셈이 됐다.
롯데는 1회 선취점을 얻었고 선발 옥스프링은 4회 2사까지 완벽한 피칭을 펼치다가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1실점, 동점이 됐다. 5회초 수비에서 롯데는 볼넷과 안타, 그리고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이때 타석에 선 신종길은 좌익수 방면 높이 뜬 타구를 날렸다. 희생플라이로 역전득점을 내주겠다 싶었던 순간, 좌익수 박종윤은 타구 위치를 놓쳤고 공은 페어지역에 떨어졌다. 그 사이 차일목이 홈을 밟았고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외야에서 벌어진 상황이라 박종윤의 실책이 아닌 신종길의 2루타로 기록됐다.
곧이어 1사 2,3루에서는 내야수 황재균이 공을 더듬었다. 필의 내야땅볼 때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황재균은 타구를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홈에 송구를 하려다가 한 번 더듬었다. 홈으로 뛰어들던 김민우는 런다운을 위해 잠시 멈췄는데, 만약 황재균이 홈에 다시 던졌다면 아웃카운트를 올릴 수 있었겠지만 1루에 송구를 하고 말았다.
8회에는 우익수 손아섭이 수비에서 실수를 했다. 무사 1,3루에서 김주찬의 타구는 우익수 쪽으로 높게 떴다. 손아섭은 타구를 잡으러 갔고 중견수 하준호는 뒤에 커버를 들어갔다. 이때 손아섭은 타구 위치를 놓치면서 안타를 만들어줬고 3루에 있던 김주형은 유유히 홈을 밟았다. 곧이어 신종길까지 3루에 있다 희생플라이로 득점, 롯데는 9점째를 내주고 경기마저 내줬다. 이 장면 직후 투수 최대성이 필의 내야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범했지만 정작 득점과는 무관했다.
KIA 역시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1회 선취점을 허용할 때 1루수 브렛 필의 포구실책이 있었다. 게다가 8회에는 실책이 겹치면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다. 병살 처리 과정에서 필이 또 포구에 실패하며 기록에 남지 않은 실수를 했고, 1사 2,3루에서는 장성우의 평범한 땅볼을 유격수 고영우가 빠트려 2점을 더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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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